[2025.05.13] 라빌레트, 몽마르트, 마레 지구, PARIS

※ 단순히 본인 기록 용을 위해 매우 가볍고 빠르게 쓴 일기 형식의 글입니다. 정돈되지 않은 글, 부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오늘 아침에는 파리 19구로 향했다. 파리 순환고속도로 근처에 있는 라빌레트공원과 파리 필하모닉을 보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지하철에서 내려 저 멀리서 본 파리 필하모닉은 정말 거대했다.

동시에 저 외벽 패턴이 바닥까지 연장되어있는 것을 보니 돈이 얼마나 들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쉽게도 아침이라 문은 열지 않았었고, 그래도 이런 과감하고도 거대한 건축물을 볼 기회는 많지 않으니 재밌게 둘러봤다.

볼로니으 산림공원에 루이비통 재단 미술관이 아이코닉한 위치를 보여주는가 하면, 이 건축물은 라빌레트 공원의 아이콘 같기도 했다.

특정 시간대에 사람들이 몰리는 공연시설같은 경우에는 사람들의 그 과밀을 적절하게 분산시켜야 하고, 이를 통한 동선은 곧 선책로와 같은 전략이 합리적으로 판단된다.

나선형의 두 갈래의 넓은 동선은 각각 라빌레트 공원과 외곽 순환고속도로로 빠진다.

나는 그렇게 라빌레트 공원으로 자연스럽게 들어왔고,

곳곳에 놓여 있는 폴리라고 하는 구조물들을 통해 여기는 라빌레트라고 확실히 인지하게 되었다.

공원은 방사형이었고, 공원의 길들 역시 자유 곡선이라기보단 직선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또한 곳곳에 놓여 있는 폴리들은, 항공에서 봤을때만 그리드의 교차점에만 위치해 있었다. 나는 이것이 좋은 전략이라고 판단된 것이, 공원의 모든 부분에 특정 밀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각 부분마다 어떠한 조치를 해야 하지만, 인위적으로 사람이 직접 돌아다니며 적절하다고 판단된 장소에 설치를 하는 순간 공원은 보다 엄격해지고, 수정에서 자유로워지지 않는다. 하지만 바둑에서 배열에 맞게 바둑돌을 깐다는 것은, 설계자의 관점에서는 밀도가 정량적으로 측정되고 판단되지만, 그 공간을 향유하는 이들은 결코 그리드 형식으로 배치되어 있다는 것을 판단하기 어려워진다. 왜냐하면 여기는 공원이기 때문이다. 결국 나는 여기서 이성적 개입 역시 수용자의 관점에 따라 감성적인 개입처럼 느껴질 수 있다는, 논리만 추구하는 것이 꼭 차갑고 기계적이라는 이미지는 아니라고 느꼈다. 또한 정열적인 빨간색으로 도색된 이 폴리들은 라빌레트 공원에 보다 도시 속 시민공원이라는 느낌을 주는, 시간과 함께 성숙해지는 느낌, 빈티지스러운 느낌을 제공한다고 판단되었다. 지금까지 돌과 나무만 시간에 있어 성숙해보이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제공했다고 판단되었지만, 철이 주는 이 녹슮과 낡음 역시 그러한 이미지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나는 그렇게 공원 답사를 마치고 파리 시내의 유일한 언덕인, 몽마르트 언덕으로 향했다.

그리고 언덕길을 힘들게 걸어 올라가, 사르쾨레르 성당에 도착하게 되었다.

도시에서의 언덕과 나즈막한 산의 가장 큰 장점은, 모든 시민에게 그 도시의 파노라마 전망을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이고, 그 언덕길로 들어선 건물들은 각기 연속적인 레벨로 하여금 아름다운 마을의 풍경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난 도착하고 그에 대한 보상으로 바게트를 먹게 되었는데, 역시 고생해야 추억도 있고 맛도 있는 것 같았다.

또한 사르쾨레르 성당은 정말 희고 아름다웠다. 흑사병을 이겨내기 위한 성스러운 마음의 성당인 성심당이기도 한 이 사르쾨레르 성당은 이야기부터 이 몽마르트 언덕의 상징물로 파리 시민에게 낭만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내부는 정말 아름다웠다. 성당의 건축 양식은 로마네스크같지만 비잔틴 양식이 더욱 돋보였다.

그렇게 성당을 둘러보고 내리막길은 일부로 돌고 돌아 몽마르트 언덕 위 마을을 좀 즐기기로 했다. 아직 평일 낮이라 그런지 관광객도 별로 없어서 좋았다.

캉캉으로 유명한 물랑 루즈의 저 풍차도 한 번 보고, 이제 마레 지구로 떠나려 했는데, 예상 외로 시간이 2시간 정도 남아, 파리에서의 마지막 날인 만큼, 에펠탑 – 개선문을 다시 보기로 결정하고 에펠탑으로 먼저 향했다.

일부로 버스를 타서 가는 길에 개선문도 마지막으로 봐 주고, 에펠탑에 도착했다.

다시 도착한 에펠탑. 다시 봐도 감동이 있었다. 내가 파리에 왔구나 하는, 그런 사실?

그렇게 에펠탑을 원 없이 보다가, 이제는 마레 지구로 향했다.

마레 지구에 데이비드 치퍼필드 회사가 디자인한 건축물이 있다해서 찾아가봤다. 유려하고도 우직한 5개의 기둥이 가분수 형태로 매스를 지탱하고 있었다. 극적이면서 안정감 있는 듯한 그런 묘한 긴장감과 아름다움을 느꼈다. 마감도 콘크리트치고 부드럽게 완성되어 보기에도 따듯했다.

외부 인도 공간에 맞벽으로 막아버렸다면 자칫 답답한 공간의 연속이겠지만, 한 변을 틔어주니 정말 여유가 있는 도시 이미지가 형성되었다고 판단된다.

그렇게 마레 지구를 둘러보면서, 바스티유 광장도 들려주고,

빅토르 위고가 머물렀던 거처도 구경해주고,

보주 광장에 도착해 잠시 휴식을 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도 내가 느낀 정원 중 이 보주 광장이 정말 아름다웠다. 적절한 밀도와 적절한 위계, 그리고 적절한 사람들과 적절한 날씨였기 때문이다.

날이 선선하기만 해도, 잔디밭은 정말 시민들에게 다양한 행위를 지원하는 공간으로 변모한다. 과거 권력의 상징이었던 이 잔디밭은 시민들에게 여가라는 행위를 지원하는 자유라는 공간이 되었다.

그리고 파리 도시의 역사를 서술하는 카르나발레 뮤지엄에 들려 파리 시민의 생활상부터 도시의 역사, 그리고 문화 전반적인 것을 보기로 했다.

좋은 평이 있는 뮤지엄만큼, 정말 파리의 다양한 모습들을 압축해서 전달해서 볼거리도 정말 많았고, 파리라는 도시가 얼마나 매력있고 역사가 있는 도시인지 다시 느끼게 되었다.

우측 사진은 스뇌헤타가 디자인했다던 자유 곡선의 나선계단인데, 정말 아름다워서 사진을 찍었다. 사실 나선 계단은 예상외로 편리하지는 않다. 동선은 짧지만, 그 과정이 불편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나선에서 벗어난, 공간을 꽉 채우는 자유 곡선 형태의 비정형 계단은 그 과정도 편안하게 조정 가능해서 좋은 계단 디자인이라고도 판단되었다.

그렇게 마레지구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호텔 드 설리의 뒷마당부터 셍떵뚜안느 도로를 거닐고 오래된 파리의 마을 구조를 느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저녁은 간단하게 주변에 있는 식당으로 들어가 양파 수프를 먹어봤다. 흑백요리사에서 윤남노 쉐프가 만들었던 못난이 양파 수프를 보고 한 번 먹어보고싶었는데, 그 와인맛이 첨가된 카라멜라이징 된 양파와 치즈가 오븐 속에서 익혀진 그 걸죽한 단맛이 무엇인지 알게 되어서 좋았다. 특히 바게트와 정말 잘 어울렸다.

그리고 노트르담 성당도 다시 보고, 3번째로 팡테온에 도착했다.

파리 여행에 있어 팡테온을 포기할 수는 없었고, 그 이유는 단순했다. 2번이나 못 들어가봤기 때문이다. 나의 고집은 들어가면서 그만큼의 기쁨을 느끼게 되었다.

파리의 팡테온은 신고전주의 건축물로 유명하다고 한다. 말 그대로 고전주의를 추구하고 이를 재해석한 양식인데, 로마의 판테온의 앞 파사드를 실제로 참고한, 계승한 판테온인 것이다.

안에는 푸코의 진자 실험이 재현되고 있었고, 내부는 정말 아름다웠다. 권위적인 공간만큼 압도적인 분위기를 주는 건축물은 몇 없다. 애초에 압도와 권위는 일맥상통하다고 본다.

그리고 팡테온을 꼭 오고 싶었던 이유는, 역사의 위인들이 잠들어있기 때문이다.

잔다르크의 삽화가 그려진 이 벽도 실제로 보게 되었고,

세계1차대전에 포격에 맞아 유해를 찾지 못했지만 벽에 기념비로 적혀 있는 생텍쥐페리 추모글도 보게 되었다.

그리고 지하로 내려가 볼테르와 빅토르 위고부터

퀴리 부부의 묘, 장 자크 루소의 묘도 보고 갔다. 난 개인적으로 묘를 갔다 오는 것도 여행의 묘미라고 생각한다. 여느 랜드마크를 가는 목적과는 좀 다른 것이, 내 일생에 다녀왔다는 그 기념적인 목적보다는, 시대의 한 역사를 장식한 이들의 묘를 보면서 그들의 삶과 죽음 이후의 영향력들을 상기하면서 그 위대함, 그들의 삶을 다시 상기하며 나를 비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메멘토 모리를 느끼기 좋다.

그리고 팡테온을 나와 건너편의 소르본 대학의 법학부도 보고,

세계 최초의 철골 구조로도 평가받는 소르본 대학의 생트제네예브 도서관에도 들리게 되었다. 정말 아름다운 철골 구조라고 지금도 생각된다.

그리고 생 마르탱 운하길도 걸으면서 요즘 젊은이들에게 핫하다는 이 거리를 걸어봤는데, 뭔가 우리 한국의 번화가가 있다면 좀 탈선하는 이들이 보이는 것처럼, 여기도 분위기가 그렇게 앉아서 쉬기는 좀 그랬다. 소매치기당할거 같은 분위기였어서 자리를 옮기고 숙소로 향하기로 했다.

그렇게 파리에서의 6박 7일 일정은 원없이 즐긴 것 같았고, 이제는 숙소로 돌아가 다음 바르셀로나 여행을 위한 짐정리를 다시 하기로 했다.

게시자: Phronesis.ysb

건축과 도시, 그리고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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