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아침에는 또 일찍 나왔고, 저번에 못 간 팡테온으로 다시 향했다. 왜냐하면 오늘 오후 1시까지가 뮤지엄패스 4일차가 끝나는 때이기 때문이다. 무료가 아닌 일반티켓으로는 12유로인가? 아무튼 가격적으로 큰 부담이므로 최대한 빨리 가보기로 했다.

하지만…. 오늘 홈페이지와는 다르게 정문은 굳게 닫혀있었고,.,, 물어보니까 오늘 긴급 보수공사 일정이 잡혀서 오늘도 문을 안 연다고 한다.. 2번이나 못 들어갔다. 그래서 너무 아쉬워서 발걸음을 떼진 못했지만, 그래도 내일이나 내일 모레에도 시간 낼 수 있으므로 아쉽지만 갈 길 가기로 했다.

그리고 이왕 이 구역에 온 김에 주변 소르본대학도 둘러보고 뤽상부르 공원에 가서 쉬기로 했다.
뤽상부르 공원에 가기 전 제과점에 들려 에끌레어를 사서 뤽상부르 공원의 벤치를 찾으러 돌아다녔다.


에끌레어는 정말 달면서도 패스츄리의 바삭함이 정말 잘 어울렸다. 고등학교 매점에서 이틀에 한 번은 먹었던 ‘에클레어’ 이름의 조악한 빵을 먹어본 기억으로 나는 이 진짜 에클레어가 뭔지 궁금했었다. 그래서 마침 파리에 온 겸 에클레어는 나의 필수 코스가 되었고, 소원은 이뤘다. 정말 맛있고 지금도 생각나는 그 디저트였다.

뤽상부르 공원은 선형 공원과 방사형 공원이 연결되어 있는 구조였고, 정원과 공원의 대표 도시 답게 관리가 매우 잘 되어 있었다.


그리고 방사형 공원을 지나 선형 공원은 보다 도시와 어우러지는 시민공원같았고, 여러 겹들로 이루어진 공원에서 각 레이어들은 다양한 행위들을 담고 있었다. 중앙 잔디밭에선 아이들이 뛰놀고 있었고, 그 다음 흙바닥은 통행로, 그리고 내가 앉아있던 벤치 레이어, 그리고 그 뒤 레이어는 육상트랙처럼 포장되어 있는 러닝트랙, 그 밖에는 운동기구들 등 운동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 밖에는 자전거도로, 마지막으로 차도가 있었다. 이 완벽한 조닝에 나는 많은 영감을 얻었다. 도시에서의 공원은 선형 공원이 정말 기능적으로 잘 활용될 수 있구나를 느꼈다.

그리고 파리라는 도시의 도로망은 다양한 흐름을 지원하는 명확한 조닝도 되어 있었다.

그렇게 버스로 지나가면서 파리 시민들에게 많은 비판을 받은 시내의 마천루인 몽파르나스 타워도 보고,


그렇게 나는 앵발리드라는 육군군사학교로 향했다. 가게 된 이유는 단순하게, 나폴레옹의 묘가 있다는 점, 그리고 파리의 대표적인 곳들은 다 가봤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앵발리드의 돔은 금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넓은 중정.


내부는 역시 정말 화려했다.


나폴레옹의 묘하고 다른 멋진 묘관들도 있어 구경을 했었다. 권력적인 공간은 초점이 존재하는, 원형 또는 타원의 대공간의 중심이라고 본다. 다시 말하자면 권력적인 공간이기보다는, 집중이 모이는, 즉 권력이 모이는 공간이 더 적합할 수도 있다. 동시에 그러한 원형 공간은 중심 말고 외부들은 갑자기 위계가 떨어지는, 배경과도 같은 역할을 수행해, 사실 원형 공간은 기능적인 역할을 수행하기란 비합리적일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앵발리드를 떠나, 이번엔 나름 신시가지인 파리13구로 향했다. 목적은 단순했다. 파리 국립도서관을 시작으로 주변 신식 건물들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파리의 현대적인 시내의 모습, 콘크리트 블록들로 뒤덮인 도시는 지역적인 색체를 보기란 어렵고, 그럴 수 밖에 없다고 판단되었다.


하지만 느낀 점은, 건축물 하나하나의 디자인들이, 그 이미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반항적이고도 독특한 디자인들이 많았다. 이 건물들의 공통된 특징들은 도로면에 접한 1,2층을 뒤로 후퇴시키고, 그 후퇴된 빈 공간을 인도로 확장시켜 길거리를 걷는 시민들에게 반 외부공간-회랑-공간을 제공함과 동시에 그 반 외부공간에는 카페의 야외 테라스부터 상가 입구, 모빌리티 주차장 등 활용을 하고 있던 것이다.


그렇게 시가지를 둘러보고 미테랑 도서관에 도착했다. 상상이상으로 거대했고, 가까이서 보니, 정말 마감, 커튼월 유리의 마감 정도가 상당하다고 느꼈다.


4개의 큰 타워동은 서가를 보관하는 창고와 오피스이고, 이 4 동을 연결하는 중앙의 큰 플랫폼은 과감한 중정을 뚫고 중정의 숲을 즐기도록 회랑이 둘러싸있는 열람실과 자료실로 기획해 이 도서관을 설계한 도미니크 페로와, 그 당시 이 안을 찬성한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의 안목에 나는 프랑스 시민들이 자랑스러워 해도 된다고 판단된다.

4개의 동의 파사드는 커튼월 안에 합성목재로 된 스크리닝들이 설치되어 있어 자연스러운 복잡한 질서를 이루도록 유도했다. 그리고 직원들은 그 공간들을 각자의 개성에 맞게 꾸민 사람들도 있고 그래서 파사드가 아파트의 다양하게 활용되는 발코니 같은(긍정적인 사례들에서) 다채로운 느낌도 들었다.

건축물의 컨셉은 어려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컨셉은 사실 소통하기 위해, 설득시키기 위해 존재한다고 보며, 건축가는 컨셉 이전의 컨셉, 추상화된 이미지들을 현실적 데이터들과 연결시켜야 하는 의무가 있다. 그것이 창의적인 디자인이고, 실제로 이 도시에 유의미한 데이터를 산출시키는 물리적 환경 구축에 성공한다면, 이것이야말로 공학 디자인인 것이다.
컨셉을 정하고 난 뒤 실제로 지어진 건축물에서는, 컨셉보다도 사실 상 이 시설을 이용하는 이들의 다양한 이야기들로 컨셉은 가려져야 한다. 다양한 비평부터 해석까지. 그러한 다양한 담론이 건축물에 깃들어질수록 그 건축물은 비록 처음에는 상업적인 순수한 자본 목적으로 지어졌더라도 그 후에는 다양한 역할로서 이 도시에 필요함을 증명할 것이다. 건축물은 그렇기에 어떤 용도에 구애받지 않고 문화적 시설로 작동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것이다… 라고 생각한다.


이 도서관의 플랫폼 위는 아무것도 없는, 정말 플랫이었다. 이 플랫폼, 정말 아무 대지적 정보나 문제가 없는 듯한 이 무의 플랫폼은 그 자체가 단점으로 작용하고, 결국 죽는 공간이 된다고도 생각이 들며, 동시에 해결 방법과, 해결의 필요성도 딱히 들지 않는, 잊혀진 공간이자 잠재성도 잘 모르겠는 .. 죽음보다 더 안 좋은 의미의 공간인 것 같았다. 그나마 이 플랫폼을 빙빙 돌며 러닝을 하는 시민들을 보고 이렇게라도 활용되는구나 하고 재밌게 봤었다.
이렇게 큰 건축물들이 가지는 필연적인 단점이 여기에 있다고 나는 판단한다. 지붕과 옥상이라는, 사람이 밟을 수 있는 인공적인 땅에서는, 인간의 구축 행위가 근본적으로 제한된다. 구조적인 것부터 인문학적인 행위의 상상도 차단된다. 지금까지 대도시들은 그러한 인공적인 땅에서는 ‘자본’이라는 요소의 힘을 배가시켜 마천루들을 지어놨고, 이는 랜드마크라는 강제로 잊히기보다는 강제로 시선을 주입시키는 어마무시한 인간예찬적 건물들을 올렸다. 하지만, 인간을 넘어선 자연예찬적인 건물은 사실 이 인공적인 땅에서는 힘들거니와 그 이유조차 없어졌다. 자연적인 것이 선인가 악인가를 떠나, 옳고 그름에 있어 현대 대도시의 맥락에서는 질문조차 제한되는 실정이다. 질문을 강제로 만들게 하는 것이 사실 상 법과 규제이지만, 동시에 그것은 답조차도 제한시켜버리는 단점이 있다. 남은 것은 시민들의 억지스러워도 질문을 던지는 것, 바로 비판적인 시민 의식을 가지고 질문을 허용하는 사회적 분위기일것이다.
큰 건축물들이 가지는 이 ‘거대함’이라는 필연적인 숭고한 듯한 이 단점은 시민들의 질문과 그 질문을 증폭시키는 행위들로 단점을 정의시켜 인식시키고, 이러한 정치의 과정은 곧 단점을 장점으로 전환시키는 가치전환의 가능성을 만들어낼 것이다. 건축가는… 결국 이 전 과정에 있어 ‘가치전환의 가능성’을 키울 수 있는 행위와 의식, 질문들을 이끌어내는 배경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토론의 과정과 협의, 중재의 과정은 결코 확률로 정량적으로 판단될 수 없다. 하지만 결론은 결국 대부분 표결로, 위계로 결정날 것이기 때문에, 사실 관측될 수 없는 가능성의 영역을 건축가들은 가능성 게임을 만들어 그 결론까지의 과정을 제작해 가능성을 확률로 보고 수렴 가능하게끔 만들어야 할 것이다.

…추상적이고도 가볍고 피상적인 얘기를 뒤로 하고, 다시 더 가벼운 여행기로 돌아왔다.
플랫폼은 그렇게 도시의 시끄러운 도로망과 소음에서 벗어난, 울창한 숲과 강, 그리고 하늘을 선사한다. 나는 건축물에 있어 정말 매력적인 것은, 레벨링에 있다고 판단된다. 단 4층만 올라가도, 아니 단 까치발만 들어도 우리의 인식은 평범한 공간 속에서 어색함을 느끼는 그 재미를 선사할 수 있다. 또한 대다수의 자연의 높이는 끽해봤자 건물 높이의 5층 정도이고, 동시에 우리 신체의 한계는 사실 5~7층 정도가 적합하다. 5층~7층 건물은 또한 작은 건물부터 큰 건물까지 모두 아우를 수 있는 매력적인 레벨이라고 본인은 판단한다.


이 4개의 동은 각 모서리에 위치하여 ㄱ자로 되어 있고, 이 4개의 모서리는 결국 중앙의 중정이라는 영역을 한정짓는다. 동시에 반사되는 커튼월 유리는 건물의 육중함이 아닌 투명한 가벼운 이미지를 제공해 결코 이 건물이 위압감을 가지게 보이지 않게 만든다.
가벼운 비유지만, 난 이 건물의 파사드가 ssd 메모리의 하나의 셀 같은 느낌이 들었다. 커튼월의 한 유닛 한 유닛들이 각자의 정보를 저장하는 등, 그것들이 모인 커튼월은 곧 규모의 경제와도 같은 규모의 정보를 이룬다. 건물의 파사드에 있어 패턴이라는 특성은 참 재밌는 요소다.


그렇게 열람실의 내부는 시원한 복도로 이루어진 회랑을 중심으로 자료실들이 바깥에 붙여져 있다. 매우 단순하면서도 매우 강렬하다.



외부 커튼월의 셀들은 내부의 셀들, 콘크리트 수직 벽체들과 동기화된다.


그렇게 파리 국립 도서관을 재밌게 둘러 보았다.

그 다음에는 상당히 개성있는 비정형 건축물인 르 몽드 본사로 찾아갔다. 최근 저명한 건축 그룹인 스뇌헤타가 설계했다 해서 찾아갔는데, 입면부터 매스까지가 참 독특했다.


정직한, 잘 읽히는 건축물과 / 화려한, 잘 느껴지는 건축물.
이렇게 이상한 이분법적으로 보면 안 된다고 난 느끼게 되었다.

깔끔한 마감에 있어 정말 놀랐다. 거푸집 제작 공정부터 커튼월 제작 과 조립공정까지. 이것이 뒷받침되는 자본력과 산업력에 부러움을 느꼈다.


뭐… 그렇게 오늘 일정은 일찍 마쳤고, 집에 들어와 간식도 먹으면서 파리 오늘 일정은 가볍게 끝냈다. 오레오 더블 크림은 기대했는데, 너무 달면 혀가 아리고 쓴거같이 정말 혀가 썼다. 얼마나 달면. 그래서 남길 수 밖에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