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5 안도 다다오의 강연을 듣고.

기회가 생겼다.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뮤지엄 산과 이화여자대학교의 부탁으로 안도 다다오의 두번째 강연이 열린다는 것이었다. 솔직하게 나는 안도 다다오의 사람이 궁금해서 예매를 했지, 그 강연의 내용은 상관 없었다. 도서에서, 영상에서만 보던 안도 다다오의 2023년 7월 15일 비가 내리는 오후 3시의 모습은 어떨까. 단지 그 뿐이었다.

… 표현하는 것.

위트있게 표현한다는 것.

옆에 있는 관계를 중시하라는 것.

대담해야 한다는 것.

당연한 이야기들의 연속이었지만, 그를 보기 위해 대강당을 꽉 채운 2000명의 사람들의 박수 소리를 통해, 그리고 그의 연륜을 통해 평범을 비범함으로 승화시켰다고 볼 수 있었다.

다음 주 토요일날에 지인과 함께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뮤지엄 산으로 갈 예정이다.

그의 푸른 사과라는 것과, 달걀과, 하늘과 바람과 물이라는 자연, 가능성은 당연하게 포착되고 해석되어진다.

건축물은 또한 설계가 아닌 시공 후 관리부터가 진짜 건축물에게 도전의 시작이라고, 나는 뮤지엄 산의 그 유토피아적 상징물을 보고 느끼게 되었다.

분위기를 떠올려보라. 사람으로 가득찬 그 대강당은, 열의로 가득차 있었는가? 그렇다. 나는 표현해야 한다.

글이라는 이 표현도 실은 게을러서인지, 많은 반성이 들게 된다.

표현이 귀찮다고, 표현을 안 하게 되니, 나는 말을 안 하는 것이 아닌, 말을 못하게 되는 것 같다.

그렇다고 입력도 귀찮다고 안하게 되니, 나는 글을 못 쓰게 되는 것 같다.

글문이 트인다고 해야 하나, 이렇게 문장이 계속 엔터의 연속으로 가는 것은, 나의 짧아진 참을성과 그 게으름의 늘어짐 아닌가.

이렇게라도 감상문을 써 놓는다는 것이, 안도 다다오의 친필 서명이 들어간 도록을 가지고 가던 나의 그 생생한 기억과 중첩되어, 왜 사람들이 유명인을 보고 사진을 찍고, 영상을찍고, 싸인을 받으려고, 명함을 받으려고, 대화하고, 표현하고, 관계를 맺는지 알 듯 싶다.

나의 선명함은 매개체를 필요로 한다. 제일 다채롭게 나를 보여주는 매개는 곧 내가 아니라, 나를 보는 이들이다. 위트 있는 열린 자세는 다다익선인듯 하다.

나는 그동안 여유 없는 척을 했고, 사람 뒷담이기도 한 이야기를 했고, 결론적으로 내 이야기만 했다. 입만큼 가벼운 것을 알면서도, 나는 가벼움을 자랑하듯, 자랑했다. 부끄러울 따름이다. 동시에 반성이라는 윤리적 행위를 함은 나는 사람이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고, 의미 부여에 있어, 선명함을 주는 일일 것이다.

글문이 좀 트였건만, 이제는 다시 말을 줄인다.

게시자: Phronesis.ysb

건축과 도시, 그리고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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