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현대 경제사상의 이해를 위한 입문서

표제/저자사항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현대 경제사상의 이해를 위한 입문서 / 류현 한순구 [1968-] Buchholz, Todd G. 부크홀츠, 토드 G

발행사항파주 : 김영사, 2009

형태사항638 p. : 초상 ; 24 cm

주기사항원표제: New ideas from dead economists
감수: 한순구
원저자명: Todd G. Buchholz
서지: 참고문헌(p. 607-625)과 색인수록
영어 원작을 한국어로 번역
이용가능한 다른 형태자료: 이용가능한 오프라인 자료
 

표준번호/부호ISBN  9788934935605
 

분류기호한국십진분류법-> 320.1 듀이십진분류법-> 330.153

주제명경제 사상[經濟思想]  

1. 곤경에 처한 경제학자들 = 33

35

경제학은 선택의 학문이다. 하지만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가르쳐주지는 않는다. 단지 그들은 선택이 가져올 결과를 이해시켜 줄 뿐이다.

36

경제사상사를 통해 우리는 정부와 경제학자들 사이에 대치와 협력이라는 애증의 관계를 발견할 수 있다.

37

경제학자들에게 있어 가장 시련의 시간은 바로 선거운동 기간이다. 정치가들이 유권자들에게 공약으로 더 풍요로운 밥상과 더 튼튼한 국방을 약속할 때마다 경제학자들은 그로 인해 초래될 나쁜 결과들을 경고해야 한다.

우리는 경제학자들을 무시해야 하는가? = 44

44

애덤 스미스 이후, 경제학의 대가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리고 주류 경제학이 경제 현상의 모든 것을 설명해주는 것은 아니다. 특히 오늘날 경제학자들은 노동시장과 1970년대 초에 시작해 1990년대 초까지 장기간 이어진 생산성 하락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

46

위대한 경제학자들의 많은 가르침들이 지금까지도 우리에게 호소력이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그들이 고심 끝에 내놓은 훌륭한 이론들은 오늘날까지 그대로 유효하다. 이 책은 주류 경제학을 살펴보고, 누가 먼저 이런 통찰을 통해 오늘날까지도 유효한 모델을 만들었는지 자문하면서 그들의 지혜를 탐구한다.

 
2. 경제학의 창시자, 애덤 스미스의 재림 = 47

49

애덤 스미스는 시대가 바뀌어도 자신의 아이디어가 계속 유효할 것이라고 믿었다. 물론 이것은 인류 역사상 진정한 혁명의 세기라고 할 수 있는 18세기 지식인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던 생각이었다.

중세 시대 초기부터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15세기까지의 유럽의 지성사를 지배한 것은 신학자들이었다. 교회의 장로들은 자연 현상을 종교 교리에 따라 해석했다. 그러나 애덤 스미스가 태어나기 직전인 17세기, 사람들은 점차 종교 교리보다는 합리적 이성에 근거해 자연 현상을 설명하고자 한 프랜시스 베이컨과 지동설을 주장한 천문학자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의 입장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50

뭐니 뭐니 해도 계몽주의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은 영국 태생의 물리학자이자 수학자인 아이작 뉴턴이다.

53

많은 사람들이 애덤 스미스를 경제학의 창시자로 칭송하지만, 죄송스럽게도 그는 경제학을 가르친 적이 없다. 그보다 그는 경제학 자체를 배운 적이 없었다. 물론 당시에 경제학을 배우거나 가르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19세기까지만 하더라도 학계는 경제학을 철학의 한 하위 분과로 생각했다.  1903년이 되어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더 정확하게는 앨프리드 마셜의 노력으로 처음으로 경제학이 ‘윤리학’에서 분리돼 새로운 학과로 자리 잡았다.

철학자 스미스 = 55

55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을 쓰기 전에 이미 <도덕감정론>이라는 인간의 윤리적 행동을 다룬 책을 출간해 명성을 얻었다.

프랑스 중농주의자들과의 만남 = 57

61

중농주의자들은 다음 두 가지를 강력하게 주장했다. 첫째, 부는 상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금과 은의 획득에서 비롯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에서 비롯한다. 둘째, 농민만이 부를 생산할 수 있으며, 상인, 제조업자, 그 외 다른 노동자들은 그렇지 못하다.

중농주의자들은 사적 소유권과 사적 이득이라는 개념을 적극적으로 수용했지만, 그에 따른 여러 가지 책임도 중요하게 생각했다. 결국 그들의 분석이 의미하는 것은 유일하게 생산적인 농업에만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다.

62

스미스가 인정했듯이, 중농주의는 “불완전하기는 하지만, 지금까지 정치경제분야에서 가장 진실에 가까운 주장과 논리를 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이 정중하게 비아냥거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중농주의는 지금까지 인류에 무해했고, 아마 앞으로도 무해할 것이다.”


《국부론》을 쓰다 = 63

63

<국부론>은 철학, 정치학, 상업의 세계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안내자는 날카로운 분석력과 회의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지만, 누구보다 낙관적인 세계관을 갖고 있는 스미스 자신이다.

65

애덤 스미스가 인간의 본성에서 발견한 중요한 자연적인 충동 또는 ‘성향’이 그의 분석 토대이자 고전파 경제학의 기초를 이룬다.

66

더 놀라운 것은, 이런 사회는 이타주의에 기초한 경제 체제보다도 생산성이 더 높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 조화나 화합도 한층 더 잘 이뤄진다. 한때 스미스는 천문학에 심취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그는 각각의 행성이 자신의 정해진 의도를 따라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조화를 이룬다는 것을 알고 인간의 사회 또한 그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했따. 그는 사람들이 각자 다른 길을 가면서도 서로 조화를 이룰 수 있고, 서로 도울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이런 조화는 의도된 것이 아니라 자연적인 것이다.

67

스미스는 <국부론>의 한 유명한 구절에서 모든 사람이 자신만의 이익을 추구한다면, 사회 전체가 번영할 것이라고 선언한다.

67

‘보이지 않는 손’은 애덤 스미스 경제학의 뚜렷한 상징이 된다. 그렇다고 스미스가 자신의 주장을 모두 이런 보이지 않는 유령에게 맡긴 것은 아니다. 보이지 않는 손은 사회적 조화를 이끌어내는 진정한 지휘자, 즉 자유시장을 상징한다.

보이지 않는 손, 자유시장의 작동 원리 = 68

69

보이지 않는 손은 처음 생산을 위해 투입된 재화의 가치보다 더 많은 가치를 갖는 재화를 생산하지 못할 경우 생산을 중단하도록 강제한다.

노동분업 = 72

72

스미스는 노동분업에 대해 매우 논리적이고 경험적으로 분석했다. 그는 ‘핀’공장을 예로 들어 경험적인 분석과 접근을 시도했는데, 이것은 경제사상사에서 가장 유명한 비유 중 하나로 남아 있다.

74

그는 노동분업으로 생산량을 높일 수 있는 세 가지 방식이 있다 공언했다. 첫째, 노동자는 분업을 통해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해 숙련도를 높일 수 있다. 둘째, 노동자들의 작업 전환이 필요한 경우 소요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셋째, 전문화된 노동자들은 매일 같은 작업을 반복함으로써 작업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공구나 기계를 발명할 수도 있을 것이다. 스미스는 분업화된 노동자들이 전문적인 기술자들보다도 더 많은 발명을 내놓는다고 생각했다.

76

보상격차란 노동경제학에서 임금율과 작업 환경, 예를 들어 불쾌하고, 위험하고, 또는 여러 달갑지 않은 작업 환경 사이의 관계를 분석하기 위해 사용하는 개념이다. ‘보상임금격차’ 또는 ‘평등화 격차’로 부르기도 한다.

도시와 국가 간의 노동분업 = 77

77

결국 여기에서 스미스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시장이 확대되면, 다시 말해 더 많은 지역이 교역 관계를 맺으면 맺을수록 국가의 부는 증가한다는 것이다.

79

데이비드 리카도는 스미스의 절대우위론을 수정해 다른 나라가 어떤 상품에 대해 자국에 비해 절대 우위를 가지고 있지 않아도 교역을 통해 나라가 부유해 질 수 있다는 것을 후대 경제학자들에게 증명했다.

80

하이에크는 한 논문에서 스미스의 주장을 발전시켜 정보(또는 지식)의 확산이야말로 사회 발전의 가장 큰 장애 요소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81

또한 하이에크는 완벽한 이타주의에 기초한 경제라는 유토피아적 발상을 비판하기 위해 이와 같은 ‘무지’의 논리를 대입한다. 세상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자기 자신이다. 그것에 대해 나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성취하는 데 다른 대안적인 선택이 미칠 영향에 대해 제대로 판단할 수 있는 사람도 자기 자신밖에 없다. 따라서 사람들은 자신의 관심사를 스스로 돌봐야 한다. 만일 모든 사람이 ‘공공선’을 행사하려고 한다면, 자기 자신에 대해 아는 만큼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도 알아야 한다.

82

시장신호(시장가격 체계 또는 가격 신호)가 나타나지 않으면, 사회 희소 자원을 적절하게 분배하는 능력을 상실한다. 왜냐하면 앞에서 볼 수 있듯이 집 가격을 어떻게 책정할지 아무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애덤 스미스는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자신의 이익을 추구함으로써 실제로 의도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으로 사회의 이익 증진에 기여할 수 있다. 나는 공공연하게 공공선을 추구한다는 사람들이 실제 공공선에 얼마나 많은 기여를 했는지 또는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일반인을 위한 변론 = 83

83

미국 태생의 경제학자이자 통화주의자 밀턴 프리드먼은 애덤 스미스와 프리드리히 폰 하이에크의 전통을 따른다.

84

그의 추총자들과 마찬가지로, 스미스는 자유로운 시장경제 체제에서는 가난한 사람들, 그리고 위정자들과 아무 연고가 없는 사람들도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대로 중앙 계획경제 체제에서는 정ㅇ치권력이 경제적 지위를 결정한다.

85

이렇게 노동자들에게 온정적이었던 스미스는 노동분업에 따른 대중의 우둔화 경향을 치료하기 위한 방편으로 공교육을 제안한다. 왜냐하면 노동자들이 교육을 받음으로써 육체노동을 하면서도 정신을 수양하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잇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스미스는 이렇게 말했다. “공교육은 매우 적은 비용으로 거의 모든 사회 구성원들에게 기본 교육을 받아야 할 필요성을 이해시키고, 격려하며, 심지어는 강제할 수 있다.”

정책과 실행 = 86

86

<국부론>을 요약해보자.

애덤 스미스는 노동을 경제성장의 주요 엔진으로 보았고, (1) 노동력 공급이 증가할 때, (2) 노동이 분화될 때, (3) 새로운 기계의 도입으로 인해 노동의 질이 상승할 때 경제성장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보았다.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투자 아이디어와 발명이 계속해서 상상력을 자극하고 자유로운 교역이 허용되는 한, 경제는 꾸준히 성장해 나갈 것이다.

그는 특수한 이익집단들이 국가의 부를 증대시키기 위해 도입하는 정책들에 강하게 반대할 수도 있다고 입법자들에게 경고했다. 모든 나라의 의회나 국회는 그의 이런 경고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

89

즉, 독점 사업들은 “시장을 계속 공급 부족 상태에 둠으로써, 또는 유효 수요를 충족시키지 않음으로써 자신들의 상품을 자연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하며, 따라서 그들이 (…) 보상 또는 이윤을 높인다.”

95

스미스는 “유치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초기 발전 단계에 한해 “일시적으로” 그 분야의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부과해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에 깊이있게 고려했지만, 끝내 수용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스미스는 왜 유치산업보호론을 반대했을까? 스미스는 유치산업이 성장한 뒤에 정부가 기존에 폈던 관세 정책 등 보호 정책을 철회할 정치적 의지를 가지고 있는가에 대해 매우 회의적이었다. 그런 산업은 다 큰 뒤에도 어린애처럼 응석을 부리고, 젖을 달라고 때를 쓰며 울부짖을 것이다.

97

1930년대 일어난 대공황도 사실은 각 나라가 서로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높은 관세를 부과함으로써 더욱 악화되었다.

98

애덤 스미스의 자유무역 논리가 보호주의자들의 요구에 고개를 숙인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다. 예를 들어, 그는 국내 상품에 부과되는 내국세와 형평성을 고려해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인정했다. 뿐만 아니라 영국의 안전을 위해 조선 산업의 육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국방을 목적으로 하는 보호 정책에 대해서는 적극 지지했다. 하지만 어떠한 경우에도 자유무역을 저해하는 보호 정책이 ‘부의 성장’을 가로막는다는 것은 분명히 했다.

스미스가 정부의 역할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소홀하게 다룬 것은 아니다. 그는 정부의 역할은 첫째 국방, 둘째 법치를 통한 사회 질서 유지, 셋째 도로, 수로, 교량, 교육 제도 같은 공공시설 및 자원의 관리, 그리고 마지막으로 군주의 존엄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애덤 스미스의 재림 = 99

100

“미국과 같이 상대적으로 규제가 완화된 경제가 그렇지 않은 경제보다 더 시장 혁신적이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규제가 심한 국가들도 경쟁이 치열한 미국 시장, 다시 말해 미국의 탈규제로 인해 이익을 본다.

3. 암울한 예언가, 맬서스 = 103

106

1708년, 맬서스는 19세기를 유토피아적 신념으로 바라보고 있던 사람들의 낭만적인 꿈을 하루아침에 앗아가 버렸다. 그는 인구 과잉으로 인해 인류의 미래는 기쁨과 환희로 넘쳐나기보다 사회적 소요와 붕괴를 맞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시무시한 이론 = 111

111

그는 지구가 쪼개져 폭발할 것이라고 말하는 대신, 지구의 인구는 폭발적으로 팽창하지만, 식량 공급은 이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벤저민 프랭클린이 미국에서 제공한 자료를 토대로 맬서스는 인구가 25년마다 2배로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115

맬서스의 인구 논리는 간결하고 인상적인 문체로 읽는 이로 하여금 매우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맬서스와 그의 <인구론>은 출간되자마자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실제로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것이 가능할까? 그렇지 않다. 다음 두 가지 억제 요인이 인구 증가를 저지한다. 하나는 ‘적극적’ 억제이고, 다른 하나는 ‘예방적’ 억제다.

116

“자체적으로 이런 무시무시한 임무를 완수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다음으로 유행병, 페스트 그리고 역병 등 지원 부대가 맹렬한 속도로 진격해 수천수만의 목숨을 일순간에 앗아간다. 이것으로도 임무가 완수되지 않을 경우, 대규모 기근이 불가피하게 뒤따라 일어나고, 따라서 인구는 단번에 식량 생산량 수준으로 멀어질 것이다.”

출산율을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는 예방적 억제는 적극적 억제에 비해 엄격하지 않고, 따라서 성과도 그렇게 높지 않다. 만약 사람들이 성적 욕구를 억제하고 결혼을 늦춘다면, 결국 그들 자신들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맬서스는 주장했다.

118

하층계급에게 빈민구제수당을 지급하는 대신 일자리 창출이나 노동 의욕을 고취시켜 자체적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빈민 또는 빈곤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족집게 점쟁이의 진실 = 124

124

한마디로 이야기하면, 그의 예측은 빗나갔다.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지 않았다. 산술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던 식량 생산 및 공급은 예상과 달리 바닥을 기지도 않았다. 가난한 사람들이 여전히 비참한 생활을 하고 있을지는 모르지만, 맬서스가 제시했던 이유 때문은 아니다. 반대로, 맬서스가 관심을 두었던 영국과 유럽대륙에서 사람들은 더 잘 먹고, 더 잘 살고, 더 오래 살았으며, 맬서스 자신이 기대했던 것보다 더 높은 ‘도덕적 자제력’을 보였다.

125

결정적인 실수는 맬서스가 의하그이 발전, 농업 혁명, 그리고 산업혁명의 시작을 간과했다는 것이다. 이런 실수는 그를 족집게 예언가에서 거짓말쟁이 점쟁이로 추락시켜버렸다.

126

한 나라의 농업이 발전하게 되면, 기존에 농업에 종사했던 인구는 도시로 유입되거나 비농업 분야로 옮겨간다.

127

1700년대에 유럽인들의 기대 수명은 30세에 불과했지만, 1850년에는 40세로, 1900년에는 50세로 늘어났다. 오늘날에는 기대 수명이 70세를 훌쩍 넘어 80세를 바라보고 있다.

127

경제학자들은 ‘인구 변천’에 네 가지 단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첫 번째 단계인 전산업 사회에서는 높은 사망률이 높은 출산율을 상쇄함으로써 인구를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했다. 두 번째 단계, 즉 초기 산업 사회에서는 보건 위생의 발전으로 사망률이 감소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출산율이 높아졌으며, 그 결과 인구가 빠르게 증가했다. 맬서스가 바로 이 시기에 인구 자료를 수집했고, 그것을 토대로 인구 변화를 예측했기 때문에 잘못된 예측을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 세 번째 단계에서는 도시화와 교육이 출산율을 낮추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했다. 이렇게 사망률도 계속 떨어지고 출산율도 떨어지면서 인구는 완만한 성장 곡선을 그렸다. 마지막으로 사회가 완숙 단계에 이른 네 번째 단계에서는 성공적인 산아 제한과 맞벌이 부부의 등장으로 자녀를 많이 두려고 하지 않으면서 인구가 안정된 수준을 유지한다.

128

맬서스의 오류가 주는 가장 중요한 교훈은 다음과 같다. 절대, 두 번 다시, 정확하지도 않고 신뢰도 가지 않는 과거의 자료를 토대로 논거를 삼지 말라는 것이다.

연기된 종말? = 129

134

종말 모델은 기술 개발이 자원의 수요를 앞지를 수 없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가정에 기초해 있다.

맬서스와 이민자들 = 140

140

맬서스가 지구 전체의 인구가 과도하게 증가하는 것을 경고했다면, 지금은 많은 정치가들이 자국의 인구가 늘어나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

143

다인종과 다문화로 구성된 미국 같은 사회를 은유적으로 표현했던 ‘용광로’는 ‘샐러드 그릇’으로 바뀌면서 찬창 한구석으로 처박혀 먼지만 뒤집어쓰고 있은 지 오래됐다. 샐러드 그릇이란 서로 문화적 통합성을 이루기보다는 각각의 인종 집단이 각자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서로 동화되길 거부하는 모습을 뜻한다.

기술적인 발전으로 인해 경제가 빠르게 성장했지만, 비숙련 노동자들이 주류 사회에 포함되거나 상류 계급으로 올라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

144

손수레 자본주의가 오늘날에도 가능할까? 가능하다고는 해도 큰돈을 벌거나 사업적으로 크게 성공하는 것은 쉽지 않거나 불가능할 것이다. 예를 들어, 일부 중국인 이민자들 가운데 사업 수완이 뛰어난 사람들은 컴퓨터 장비를 판매하거나 디자인해서 큰돈을 번 경우도 있다. 하지만 남부 캘리포니아로 건너와서 정원사로 일하는 멕시코 이민자들에게 이런 성공 신화는 자신들과는 거리가 먼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일 뿐이다.

몇몇 연구자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별다른 기술이나 자격증이 없는 이민자들은 같은 조건의 토착민들, 특히 대도시 흑인들에 비해 2.5퍼센트에서 5퍼센트까지 낮은 임금을 받는다.

145

경제학자들이 미국에 대해 희망을 품는 한 가지 이유가 더 있다. 즉, 수백만 명에 달하는 베이비 붐 세대가 앞으로 20년 뒤에 은퇴를 할 경우, 이들을 부양하기 위해 미국은 더 많은 노동자를 필요로 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것은 미국으로 건너오는 새로운 이민자들에게 또다른 기회가 될 것이다. 경제학자들은 그들이 이 기회를 어떻게 살릴지 계속 지켜볼 것이다.

4. 자유무역의 화신, 데이비드 리카도 = 151

155

1817년, 제임스 밀의 성화에 못 이겨 마침내 <정치경제학 및 과세의 원리>라는 논문을 책으로 출간했다. 이 책은 애덤 스미스의 경제 이론뿐만 아니라 당대의 주요 경제학 관련 이슈들에 대한 포괄적인 논평을 담고 있다.

난해하지만 뛰어난 이론 = 156

156

당시에 얼마나 많은 의원들이 리카도의 생각, 특히 그의 무역에 대한 의견을 납득했을지 알 수는 없다. 그것은 그의 생각이나 의견이 명확치 않았거나 말에 조리가 없어서가 아니라, 그가 가장 복잡하고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한 경제학 원리(비교우위론)를 의원들에게 설명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 그런데 불행하게도, 이 복잡한 원리가 오늘날의 경제를 이해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예나 지금이나 정치가들 가운데 그의 비교우위론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결과적으로 무분별한 수입 쿼터, 관세 정책, 그리고 무역 전쟁 등이 세계 경제사를 망쳐놓는다.

보호무역론자들과의 설전 = 161

161

만일 기회비용 같다면, 거래를 통해 이득을 볼 수 있는 가능성은 없다. 그렇다면 자급자족하는 편이 더 나을 수 있다. 이런 기회비용 모델은 자원이 재할당되지 않고 가격이 ‘탄력적이지 않다’면, 바로 설득력을 상실한다.

리카도가 비교우위론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했던 핵심은 무엇이었을까? 자유무역은 교역 상대국이 경제적으로 앞서 있든 그렇지 않든 두 나라 모두에 이롭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두 나라의 국민들이 더 많은 제품을 소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166

돈이 세상을 돌아가게 할 수는 없지만, 돈은 분명히 전 세계를 돌아다닌다. 이런 돈의 흐름을 막는 것은 가장 저렴하게 제품을 생산한 곳에서 그것을 가장 필요로 하는 곳으로 옮겨가는 것을 막는 꼴이다.

167

이와 같은 산업 구조 조정이 일어날 경우 생산성이 낮은 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과 경영자들에게는 고통이 따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생산성이 낮은 산업을 보호할 경우 더 큰 댓가를 치르게 되는 것은 소비자들이다.  따라서 정부는 산업 구조 조정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실직자들에게 실업 수당을 지급함으로써 직접 보상을 하거나, 아니면 재교육을 통해 다른 일자리를 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게다가, 생산성이 떨어지는 산업을 보호할 경우 경제 전반에 걸쳐 침체가 일어날 수 있다. 지금까지 산업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우리의 생계수준을 높여준 대다수 산업과 발명은 다른 한편으로 피해자를 만들어냈다. 다시 말해, 생산성이 떨어지거나 비효율적인 산업 분야에서 생산성이 높고 효율적인 산업 분야로 옮겨가는 것은 필연적으로 실업자를 양산할 수밖에 없다.

168

보이지 않는 손은 어머니가 아이를 돌보거나 보호해주는 식으로 우리를 보호해주지 않는다. 만일 사람들이 안정을 더 선호한다면, 아마도 그들은 보호받는 쪽을 선택할 것이다. 그러나 경제성장과 발전에서 얻는 이득은 외국에서 각종 선물과 판매할 물건을 등에 짊어지고 항구를 통해 들어오는 자국 국민들을 정부가 못 가지고 들어오도록 금지할 경우 코너에 몰릴 수밖에 없는 이들에게는 돌아가지 않는다.

169

리카도의 분석이 우리 시대에 가장 크게 시사하는 것은 부유한 국가들이 채택하는 보호무역주의가 저개발 국가들에게는 경기 침체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저개발 국가들에 대한 해외 원조와 융자 명목으로 수백만 달러씩 제공하면서 동시에 이들 국가에 대해 무역 장벽을 두는 것은 일견 모순처럼 보인다.

170

2차 세계대전 이후, 많은 국가들이 오늘날 WTO의 전신이자 자유무역을 장려할 목적에서 설립된 가트, 즉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이하 GATT)을 맺었다. 이후 각국의 각종 무역 장벽을 낮추기 위해 국가들 사이에서 무역 협상이 진행됐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강경하게 보호무역주의를 외치는 논자들이 많이 있다. 따라서 향후 국제 교역 관계가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는 섣불리 장담할 수 없다.

이상에서 리카도의 자유무역 논리를 다뤘지만, 이것이 관세 정책이 항상 잘못됐다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상의 논의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관세 정책이 경제성장을 막는 경향이 있고, 그리고 따라서 국내 소비자를 돕고, 일자리를 창출하며, 또는 경제를 활성화 할 수 있다는 논리로 보호무역주의를 주장하는 것이 실은 사리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앞서 애덤 스미스를 다루며 이야기했지만, 각 나라는 국방이라든가 불확실한 시기에 정치적 안정을 꾀할 목적으로 신중하게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사용할 수도 있다.

선택의 기로 = 171

172

리카도 : “사람은 태어나 어른이 되면 늙어 죽습니다. 하지만 국가는 그렇지 않습니다. 한 나라가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최고 전성기에 도달하면 물론 더 이상의 발전은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그런 경향은 오래도록 지속될 것이고, 한번 쌓은 부와 인구 역시 대대로 유지될 것입니다.”

176

파생 수요는 유발 수요라고도 한다. 파생 수요는 여기에서 예로 들은 곡물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산업 생산을 전반에 뿐만 아니라 노동력 수요에도 적용된다. 다시 정의하면, 파생 수요란 어떤 상품의 수요가 그들이 생산한 제품에 대한 최종 소비자의 수요로부터 파생되는 현상을 말한다. 토드 부크홀츠는 여기에서 파생 수요를 곡물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고 했는데, 엄격한 의미를 적용하면 파생 수요는 2차 수요를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수요 측면에 더 무게가 두어진다.

공급 과잉, 그리고 리카도와 맬서스의 방법 논쟁 = 187

187

리카도는 ‘세이의 법칙’을 신봉했다.

경제 전반에서 볼 때 공급이 이뤄지면 수요는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생겨나므로 유효 수요 부족에 따른 공급 과잉은 발생하지 않는다는 논리, 이런 세이의 법칙은 공급 중심의 경제 정책을 주장하는 고전파 경제학자들의 주요 논거가 되었다.

세이는 ‘부분적 공급 과잉’ 상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은 부정하지 않았다. 부분적인 공급 과잉은 특정한 상품이 예상대로 판매되지 않고 시장에 남아도는 현상으로 소비자가 그 상품에 대해 이전보다 소비를 축소할 때 발생한다. 물론 판매자는 상품의 가격을 낮춤으로써 이런 현상을 해소할 수 있다. 그러나 세이, 스미스, 흄, 그리고 리카도 모두 일반적 공급 과잉은 일어날 수 없다고 보았다. 왜냐하면 소비자들은 자신들이 번 돈으로 뭔가를 사야 하고, 그리고 인간은 일반적으로 더 많은 물건을 수중에 넣고 싶어 하는 무한한 욕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188

아애 맬서스는 그렇지 않다고 항변한다. … 그들의 기본 전제는 받아들였다. 그런데 이 가정에 허점이 있었다. 만일 소비자들이 자신들이 벌어들이는 돈을 모두 지출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면?

-> 리카도의 재반박. 소비자들 저축 -> 저축 대상은 은행 (이유는 이자) -> 은행은 그 돈으로 대출 -> 대출받은 사람들이 소비 -> 어느 쪽이든, 누군가는 은행의 돈을 쓰게 되어 있다는 것.

여하튼, 맬서스는 저축과 투자 사이에 간극이 존재한다는 것을 분명히 인식했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입증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일반적 공급 과잉이 일어날 수 있다는 자신의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190

맬서스와 리카도의 진정한 차이는 공급 과잉, 지대, 또는 보호무역주의에 있지 않고, 오히려 그것들을 논증하는 방법에 있었다.  두 사람은 과학적 발견의 시대에 살았다. 그리고 모든 경제 현상을 인과관계로 설명하고자 했다. 그리고 그것에 기초해 미래에 일어날 일을 예측했다. 하지만 리카도는 단지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것의 복잡한 진행 과정을 단계적으로 그리고 논리적으로 철저하게 분석했다.  앞서 리카도가 정체 상태를 설명하기 위해 모두 7단계에 걸쳐 주의 깊게 분석했던 것을 떠올려보라. 애덤 스미스도 토머스 맬서스도 그런 엄밀한 모델은 만들어 내지 못했다.

191

존 메이너드 케인스와 오스트리아의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는 리카도가 자신이 의도하는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가설과 사례를 임의로 선택했다고 비난했다. 슘페터는 이것을 “리카도식 악행”이라 불렀다. 나아가 슘페터는 20세기에도 리카도식 악행을 저지르는 경제학자가 또 있다고 지목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케인스였다.

5. 경제학계의 풍운아, 존 스튜어트 밀 = 195

196

존 스튜어트 밀의 생애는 다른 무엇보다 사상의 힘이 한 사람의 인생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주는지 보여준다. 그의 생애를 통해 우리는 고전파 경제학의 저변에 깔려 있는 다양한 철학적 갈등을 확인할 수 있다.

비록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그가 경제학 이론의 발전에 어떤 독창적인 기여를 했는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지만, 그가 경제학과 자본주의의 윤리적 기초에 대해 껄끄러운 문제를 제기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의의가 없다.

199

제임스 밀은 아들의 조기 교육을 통해 동년배들보다 “4반세기 앞서” 나아갈 수 있도록 가르쳤고, 밀 자신이 어떻게 생각했는지 모르지만, 분명히 그에게는 그런 아버지를 둔 것이 큰 수혜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조기 교육의 희생자이기도 했다.

머릿속에 많은 지식을 채우기는 했지만, 마음은 채우지 못했던 것이다. 그는 “나에게는 어린 시절이 없었다.”고 고백했는데, 정말 가슴 아픈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제러미 벤담: 쾌락, 고통, 그리고 산술 = 200

200

벤담은 자연이 지구가 중력의 영향을 받도록 창조한 것처럼, 자연은 “인간이 두 가지 지배자, 즉 고통과 쾌락의 지배를 받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런 자연의 법칙에서 벤담은 기술적이고 규범적인 종교를 발견했다. 모든 인간은 쾌락을 좋아하고 고통을 싫어하기 떄문에, 그들은 자신들에게 쾌락을 주는 것을 따르고자 한다.

201

즉, 자신의 선택이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할 때, 개개인은 쾌락의 총합을 극대화할 수 있는 대안을 선택해야 한다. 이것이 공리주의 운동이 모토로 삼은 “최대 다수를 위한 최대 행복”이다. 그리고 책임감 있는 정부의 입법자들은 이것을 마음속 깊이 새겨두어야 한다.

204

이렇게 벤담은 도덕 분야에서 과학적 엄밀성을 추구했던 존 스튜어트 밀의 열망을 충족시켰고, 그에게 사회관계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심어주었다. 그는 곧 벤담과 그의 논리를 지지하는 일부 저명한 의회 의원들과, 저술가들로 구성된 철학적 급진주의자들을 옹호하고 나섰다.

205

정치에서 제러미 벤담의 급진주의자들은 민주주의 원리와 언론의 자유를 위해 용감하게 싸웠다. 그들은 언론의 자유로부터 진리가 나온다고 외쳤다.

… 결국 벤담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범죄자의 인권이나 법 정의가 아니라 바로 비용이다.

급진주의자들은 이익이 비용을 초과하면, 즉 정부의 개입으로 얻는 것이 잃는 것보다 많으면 언제고 자유방임주의를 팽개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다.

삐걱대는 사유 기계 = 207

207

급진주의자들의 최대 적수는 낭만주의자들, 공상주의자들, 그리고 사회주의자들이었는데, 이들은 영국의 낭만파 시인 새뮤얼 테일러 콜리지의 시구에서 엿볼 수 있는 뜬 구름 잡는 식의 논의를 즐겨 했기 때문에 현실적인 문제들에 있어서는 급진주의자들과 상대가 되지 않았다.

이 시기에 존 스튜어트 밀은 벤담의 엄밀한 과학적 방법에 너무 깊이 심취한 나머지 공리주의의 궁극적 목표, 즉 행복은 까마득히 잊고 있었다.

208

존.S.밀 “당신의 인생 목표가 모두 실현되었다고, 그리고 당신이 기대하는 제도와 의식의 변화가 한 순간에 모두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해보자. 그런데 이것이 당신에게 비할 데 없는 기쁨과 행복을 가져다줄까? “그렇지 않다!”라고 억제할 수 없는 내 자의식이 저 깊은 곳에서 분명하게 소리쳤다. 순간 내 마음이 우르르 무너져 내렸고, 지금까지 내 인생을 지탱했던 모든 기반이 순식간에 주저앉았다. 내 모든 행복은 목표 그 자체가 아니라 그런 목표가 내 앞에 있다는 것 자체였다. 나는 지금까지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려왔고, 그 과정을 즐겼다. 그런데 그 목표가 사라진 것이다. 매력을 상실한 것이다. 그런 내게 어떤 낙이 살아 있겠는가? 내겐 삶을 살아갈 이유가 아무 것도 남아 있지 않다.”

낭만주의자로의 변신 = 210

210

합리주의라는 거센 지적 조류에 휩쓸려 갈피를 잡지 모하고 있던 밀은 낭만주의라 불리는 잔잔한 바다에 이르러서야 제정신이 들었다.

… 니체는 <비극의 탄생>에서 인간의 정신을 지배하는 서로 상반되는 두 가지 강력한 힘, 즉 아폴로적인 것과 디오니소스적인 것에 대해 설명한다. 아폴로는 이성과 질서를 나타내며, … 디오니소스는 변덕과 감정을 나타내며, …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느끼기 시작하면서 밀은 지금까지 편협했던 자신의 정신세계를 확장하고, 자신의 고삐를 잡고 있던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211

1836년, 아버지 제임스 밀이 세상을 떠난 뒤에 존 스튜어트 밀은 자신이 철학적 급진주의자들에게서 얼마나 멀리 떨어져 나왔는가를 보여주는 글들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1838년에 쓴 <벤담에 대한 소론>라는 짧은 글에서 존 스튜어트 밀은 벤담주의가 정신을 황폐하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신적 완성은 고통이나 쾌락ㅇ[ 상관없이 그 자체로 한 개인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벤담은 개인의 도덕보다는 법적인 문제에만 신경을 쓰는 것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점잖게 덧붙였다.

212

조각상같이 차가웠던 어머니에게 기대했던 따스함과 모성애를 그는 사랑스러운 아내에게서 찾았다.

213

역사가들 사이에서는 아직까지도 밀의 업적에 대한 해리엇의 기여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214

이후 그의 저술들과 정치적 행보는 이런 개량된 공리주의를 나타낸다. 밀은 최대 행복은 단순한 쾌락이 아니라 그 이상의 것에 의존한다고 주장했다. 단순한 쾌락만으로는 최대 행복을 누릴 수 없다.

그는 플라톤 철학의 미덕이라고 할 수 있는 명예, 위엄, 자기계발 같은 요소를 받아들여 공리주의를 발전시켰다. 이런 이유에서 그는 공교육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앞장서서 주장했다. 그에게 있어 국가를 다스리는 것은 곧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었다.

1848년에 존 스튜어트 밀은 그의 필생의 역작이라고 할 수 있는 <정치경제원리>를 출간했다.

214

1776년에서 1976년까지 200년 동안, 경제학의 권좌에 올라 그것을 계승 발전시킨 저서들은 손꼽아 봐야 5권밖에 되지 않는다.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 데이비드 리카도의 <정치경제학 및 과세의 원리>, 존 스튜어트 밀의 <정치경제원리>, 앨프리드 마셜의 <경제학 원리>, 그리고 폴 새뮤얼슨의 <경제학>이 그것이다. 이미 눈치 챈 독자들도 있겠지만, 제목을 보면 세 권의 책이 하나같이 ‘원리’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어쨌든 제목에서는 별다른 특색을 찾아보기 힘들어도 명실공히 오랫동안 경제학계를 좌지우지 했던 책들인 것만은 사실이다.

밀이 경제학 방법에 대해 논하고 있는 <정치경제원리>는 합리주의와 낭만주의 사이에서 그가 겪었던 지적 고뇌의 산물이었다.

밀의 방법론 = 215

217

생산을 지배하는 것은 불변적인, 즉 보편적인 법칙이다. “그런 법칙에는 예외, 또는 임의적인 것이 끼어 들 여지가 없다.” 따라서 생산에 대해서는 연역적 추론을 적용한다. 그러나 “국부의 분배는 이와 다르다. 그것은 전적으로 관례의 문제다. 그래서 분배에 있어서 인간은 개인적으로든 집단적으로든 어떤 법칙을 따르기보다는 기존의 사회적 관례나 개인적 선호를 따른다.” 다시 말해, 분배에 있어서는 보편적인 법칙을 적용할 수 없기 때문에 귀납적인 추론을 적용한다. 이것도 일종의 혼용이기는 하지만, 서로 다른 분석대상에 다른 추론 방법을 적용했다는 측면에서 두 가지 추론을 하나로 혼용한 것과는 다르다.

220

카를 마르크스를 예외로 하면, 밀은 최후의 ‘정치경제학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정치경제원리>로 경제학 분야에 이름을 남기기도 했지만, <자유론>과 <공리주의>로 정치학 분야에서도 훌륭한 업적을 남겼다. 다시 말해 그를 최후의 정치경제학자라고 하는 것은, 당시만 하더라도 경제학 자체가 철학이나 정치학과 분명하게 구분되지 않았던 시절로, 그가 경제학뿐만 아니라 정치학과 철학에 두루 정통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앞서 말한 마르크스를 제외하면, 존 스튜어트 밀 이후로 경제학과 정치학을 비롯한 제반 학문에 정통한 사람은 등장하지 않았다.

221

밀이 대단한 것은 실증적인 것과 규범적인 것을 적절하게 조화시킨 것, 즉 규범적인 목표를 실증적인 분석과 적절하게 연결시켰다는 데 있다.

과세 및 교육 문제 = 222

222

비례소득세는 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모든 소득 생활자에게 같은 비율의 소득세를 부과하는 것을 의미한다.<->누진소득세

223

미국 의회를 구성하고 있는 여러 위원회의 활동은 정말 예상치 못한 경우가 많다.

다시 말해, 민주주의 제도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기는 하지만, 특히 정치적 로비가 일상화되어 있는 미국에서는 간혹 위원회가 예상치 못한 법안이나 정책을 내놓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225

밀은 부자들에게 소득세 감편 혜택을 줬던 반면, 상속세에 대해서는 다소 엄격했다. 그는 여러 철학 및 경제학 저술들에서 ‘결과의 균등’보다는 ‘기회의 균등’을 강조했다.

… 밀은 누진세와 달리 상속세에 높은 세금을 물린다고 해서 그것이 노동의욕을 떨어뜨린다고는 생가갛지 않았다.

227

밀은 가난한 사람들이 사회적 구제를 받으면서 동시에 그들의 노동의욕을 고취시킬 수 있는 방안을 놓고 오랫동안 고심했다. 왜냐하면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구제 기금이 그들의 노동 의욕을 저해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밀의 대안은 무엇이었는지 살펴보자. 밀은 가난한 사람들을 신체 건강한 자와 장애인, 노약자, 아동으로 크게 구분했다. 그리고 신체 건강한 자들에 대해서는 구제 기금을 받는 대가로 노동(일종의 공공근로)을 할 것을 제안했다.

231

그는 자본주의의 가치관을 그들에게 가르치고 설득하는 것도 교육적 측면에서 나쁜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자본주의 사회의 의무 중 하나는 상업 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을 모든 시민들에게 가르치는 것이다. 뒤에 독일 태생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는 이것을 “프로테스탄트 노동 윤리”라 불렀는데, 이런 윤리는 태어날 때부터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  다시 말해, 후천적으로 반복 학습되어야 몸에 익힐 수 있다. 혹시라도 노동 윤리가 선천적이라고 한다면, 이보다 더 가혹한 말도 없다. 가난한 사람들의 마음에서 언젠가는 구빈원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하는 희망을 빼앗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232

밀은 한쪽에 치우치기보다는 두 입장 사이에서 최대한 중립을 지키고자 노력했다. 극단적인 자유방임주의의 입장을 거부했던 그는 자유방임의 기본 전제만을 받아들였다. 반면, 정부의 개입에 대해서는 더 큰 행복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필요한 경우에 한해서만 인정했다.

233

왜냐하면 “일부 성미 급한 개혁가들은 지식인들과 여론의 지지를 얻는 것보다 정부를 장악하는 것이 더 쉽고 더 빠른 길이라는 생각하고, 나아가 정부의 기본 역할과 범위를 넘어 계속해서 그것을 확대하고자 하는 유혹을 받는다.”



미래에 대한 전망 = 234

234

밀은 머지않아 인류가 돈을 수중에 넣고자 하는 무한 쟁탈전을 중단하고, 부 대신 자기 자신을 고양시키는 일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케인스 역시 대공황이 한창일 때 이와 비슷한 전망을 내놓은 적이 있었다.

 밀의 공리주의와 플라톤의 이상주의, 즉 밀이 플라톤 철학의 미덕을 받아들여 공리주의를 발전시켰다는 것을 상기하자. 밀은 인류가 노동이나 부 자체보다는 위엄, 고결함, 정의에 더 관심을 기울일 날이 오기를 고대했다.

235

마르크스처럼, 밀은 인간이 궁극적으로 ‘필요의 영역’을 지나 생존을 위한 투쟁이 아닌 인간성 고취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시대에 도달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밀은 오직 ‘후진국들’만이 경제적 성장을 더 필요로 할 것이며, 선진국들은 경제성장보다는 분배 정의 또는 최소한의 윤리 도덕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236

“나는 사회주의 교리 가운데 경쟁 폐지라고 하는, 가장 두드러지고 강렬한 주장에 절대 동의하지 않는다. (…) 사회주의자들은 경쟁이 없는 곳에 독점만 있을 뿐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다.”

238

영국의 정치가이자 사상가인 에드먼그 버크는 한때 이렇게 탄식한 적이 있다. “기사도의 시대는 이제 지나갔다. 궤변론자와 경제학자의 시대, 무엇보다 이해관계를 우선시 하는 시대가 오면서 유럽의 영광은 이제 영원히 사라졌다.” 하지만 생전에 무엇보다 밀을 고무시켰던 것은 ‘기사도’였다. 그리고 그가 가장 용맹스럽게 맞서 싸운 것은 자신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던 아버지의 그늘과 세상의 허울이었다. 그리고 그는 끝내 승리했다.

6. 비운의 혁명가이자 경제학계의 이단아, 카를 마르크스 = 239

언론인 마르크스 = 246

249

1840년대 마르크스는 자본주의 연구를 위한 역사적 철학적 토대를 수립했다. 그렇다면 그가 자본주의 연구를 통해 얻은 것은 무엇이었을까? 바로 자본주의 토대가 빠르게 무너지고 있으며, 대중이 곧 혁명을 일으켜 자본가들을 몰아내리라는 것이었다.

유물주의 역사가 = 249

250

마르크스는 헤겔의 관념론을 거부했다. 독일 철학자 루드비히 포이어바흐를 따라 마르크스는 역사에서 물질의 힘에 주목했다. 포이어바흐의 <기독교의 본질>에 따르면, 신은 단지 인간의 욕망, 필요, 그리고 속성의 투사에 지나지 않는다. 인간이 신을 창조했다.

251

철학자들은 헤겔의 변증법을 다음과 같이 요약한다. 즉, 모든 테제 또는 관념은 그것의 반테제와 한 쌍을 이룬다. 그리고 이들 관념 사이의 대립 갈등의 종합테제, 다시 말해 새로운 테제를 만들어낸다. 새로운 테제는 다시 자신의 반테제와 대립한다. 이렇게 세계는 테제(정)-반테제(반)-종합테제(합)의 끊임없는 연속이다. 역사는 그 자체로 결코 반복되지 않는다. 오직 말 많은 역사가들만이 자신의 말을 되풀이할 뿐이다.

헤겔의 변증법적 관점에서 오직 불변적인 것은 변화 그 자체다. 다시 말해, 모든 것이 변한다는 사실 그 자체가 불변적인 것이다.

252

마르크스는 역사가 노예제 사회에서 봉건제, 자본주의, 그리고 사회주의로 나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배계급은 어떻게 자신들의 지위를 보장할 수 있을까? 바로 여기에 헤겔의 관심사였던 윤리, 민족주의, 관념이 끼어든다. 지배 계급은 신념, 법, 문화, 종교, 도덕, 애사심을 조장해 생산 과정을 지탱한다.

253

우리의 윤리적, 법적 체계는 우리가 일을 게을리 할 경우 죄의식을 갖도록 가르친다. 그런데 왜 생산 수단의 소유자는 우리가 피땀 흘려 생산한 이윤을 수취할 권리를 가질까? 이에 대해 우리는 그가 재산, 즉 생산 수단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그런데 우리가 이런 윤리적, 법적 체계를 수용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마르크스의 의문은 바로 이것에서 시작한다.

254

… 이들은 모두 주어진 지배 체제 내에서 힘들게 일하며 더 나은 삶을 추구한다.

259

비록 마르크스가 부르주아지를 비판하기는 했지만, 그가 더 가혹하게 비판했던 대상은 자신과 생각이나 견해가 달랐던 동료 사회주의자들이었다.

자본과 자본주의의 몰락 = 260

264

  1. 상품의 가치(즉, 가격)는 노동량에 의해 결정된다.
  2. 노동자는 자신이 상품 생산에 기여한 만큼의 가치(즉, 임금)를 받는다.
  3. 따라서 이 상품의 가치는 노동자가 받는 임금과 동등하다.

그러나 상품의 가치와 달리 상품의 판매 가격은 노동자들에게 분할되지 않는다. 상품의 소유자가 그 가격의 일부, 즉 자신의 이윤을 가져간다. 보이지 않는 손 따위는 잊자. 오히려 자본가의 눈에 훤히 드러나 보이는 억센 손이 그것을 와락 채간다. 그렇다면 이런 이윤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우선 두 번째 전제가 잘못됐다. 즉, 노동자는 자신이 상품 생산에 기여한 만큼의 가치를 받지 못했다. 그들은 착취당한 것이다. 그런데 마르크스를 비판하는 논자들은 오히려 첫 번째 전제가 잘못되었다고 주장한다.

265

마르크스의 용어를 다시 설명해보자. 마르크스는 자본가들이 불변 자본이라 불리는 공장과 설비를 제공하고, 가변 자본이라 불리는 노동(력)을 고용한다고 정의한다.

266

불변 자본과 가변 자본에 대해 간략하게 다시 짚고 넘어가면, 불변 자본은 자신의 가치가 새롭게 생산되는 상품에 이전되는 자본이며, 가변 자본은 새롭게 생산되는 상품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는 자본을 말한다. … 고정자본은 기계류와 같이 자신의 가치를 서서히 새롭게 생산되는 상품에 이전되는 자본(감가상각이라 불린다)이고 유동 자본은 원료처럼 한 번에 새롭게 생산되는 상품에 이전되는 자본을 말한다.

267

마르크스는 자본주의에서 발생하는 실업자 집단을 산업 예비군이라 불렀는데, 그는 이에 대해 자본주의는 자본주의적 착취의 필요를 항상 충족시키기 위해 이들을 비참한 상태에 묶어 두고 있다고 비판했다. 과잉노동인구라 불리기도 한다.

268

일반적으로 자본가는 노동자들에게 그들이 생산한 것을 구매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다. 노동자들은 자신들에게 돌아올 일정한 몫을 받기 위해 투쟁한다.

자본가는 자신이 고용한 노동자들의 노동 시간을 늘림으로써 이윤을 높일 수 있다. 또는 남성 노동 이외에 여성 노동과 아동 노동을 착취함으로써 더 많은 이윤을 취할 수도 있다. 마르크스가 <자본론>을 집필하고 있던 시기에 평균 근로 시간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었고, 더 많은 여성과 아동이 공장 노동자로 투입되고 있었다.

물론, 영국의 상황은 조금 달랐다. 특히 앞 장에서 살펴본 것처럼, 영국은 공장법 재개정을 통해 아동 노동 및 아동 노동에 대한 과도한 착취를 금지하거나 줄여 나가기 시작했다.

그는 자본주의에 내재한 경제적 모순들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했다. 아래에서는 마르크스가 자본주의를 파국으로 몰아가는 것으로 지목했던 다섯 가지 ‘법칙’ 또는 ‘경향’에 대해 살펴보자. 보이지 않는 손은 자본주의에 갈채를 보내기는 커녕 그것을 파괴한다.

  1. 이윤율 저하 경향과 자본 축적
  2. 경제적 집중 증가
  3. 깊어지는 경기 침체 및 공황
  4. 산업 예비군
  5. 프롤레타리아트 계급의 궁핍화

274

물론 마르크스는 공상적 사회주의를 비판했고, 그것의 조야한 논리를 비웃었다. 마르크스는 그렇게 감상적인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소득의 ‘공정한’ 분배나 부의 전면적인 재분배를 갈망하는 것을 경멸했다. 사회주의에서도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노동에 대해 ‘완전히 동떨어진 대가’는 받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그들에게 지불되지 않고 남는 부분은 공공 목적을 위해 사용될 것이다.

마르크스 곱씹어 보기 = 276

278

노동가치설은 엄격한 의미에서 농업과 수공업이 지배적인 생산 방법이었던 17세기에 등장한 개념으로 산업혁명 이후 자본주의 생산 방식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시대착오라는 비판을 받았다.  왜냐하면 자본주의적 생산 방식에서 가치를 생산하는 것은 노동만이 아니라는 것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었다.

그는 상상력과 기업가 정신을 간과했다. 부를 창조하기 위해서는 유형재의 투입만으로는 부족하다.

279

마르크스의 유물론은 불행하게도 인적 자본, 지식, 숙련, 또는 이윤 증대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관리 기술을 포함해 모든 종류의 자본을 멸시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280

마르크스는 예언보다 입증 가능한 경향들에 기초해 역사의 과정을 투사함으로써 미래에 대해 과학적 예측을 내리고자 했다. 그러나 역사가 그의 예측을 빗겨 나가려고 하자 사후에 그의 추종자들은 그의 저술을 토대로 하나의 사이비 종교를 창시했다. 따라서 어느 순간부터 그의 ‘여러 법칙들’은 역사의 확고한, 불변의 법칙들이 되었다.

281

이런 이유에서 마르크스는, 앞서 살펴본 대로 자신의 예측을 수정해 노동자들은 자본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빈곤해진다고 경고했다. 이후 노동자들에 대한 마르크스의 묵시적 예언은 다음과 같이 바뀌었다.

부자는 더욱 부유해지고, 가난한 자도 더욱 부유해진다. 그러나 부자가 좀 더 빠르게 부자가 된다.

282

마르크스는 <자본론>에서 각 시대별 생활양식에 따른 상대적 개념으로서 ‘생계수준’을 주장함으로써 빈곤에 대해 새로운 정의를 내린다.

282

가난한 자가 계속해서 부유해질 수 있다는 이런 상대적 빈곤 개념은 가난한 자도 이득을 볼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부자가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하는 철학자 존 롤스의 사회 정의로 발전한다.

 따라서 현대의 마르크스주의자들은 노동자들의 정신적 빈곤과 소외를 강조한다.

286

똑똑하기로 소문난 케인스마저 마르크스에 대해 도통 모르겠다고 선언한 이후, 대다수 현대 경제학자들은 마르크스를 공부하는 것을 포기해버렸다. 프랭크 한에 따르면, “대다수 마르크스주의자들도 마르크스를 읽지 않는다. 물론 그런 그들을 비난할 수는 없다.”

291

구소련과 중국은 마르크스주의를 표방한 마지막 공산주의 강대국이었다. 폴란드, 동독, 체코슬로바키아, 헝가리, 루마니아 등지에서 철의 장막이 걷히면서 더 많은 노동자들이, 마르크스의 생각과는 반대로, 단결의 자유를 성취했다.

 지금까지 마르크스주의를 제대로 구현한 나라는 하나도 없었다.

292

오늘날 많은 사람들에게 마르크스가 상기시키는 것은 경제 변화는 상당한 고충을 수반한다는 것, 권력은 언제든 압제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피착취 계급이 착취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는 것 등이다. 그러나 이런 마르크스의 경고는 오히려 공산주의 국가들에 더 적합한 것처럼 보인다.

7. 앨프리드 마셜의 한계적 사고 = 293

294

신고전파 경제학은 애덤 스미스에서 시작되는 영국의 고전파 경제학의 전통을 중시한 앨프리드 마셜의 경제학ㅇ르 일컫는 말로 보통 사용되지만, 일반적으로는 기존의 고전파 경제학의 토대 위에 한계 혁명 이후의 효용 이론과 시장 균형 분석을 받아들인 경제학을 가리킨다. 통계 분석을 발전시킨 것이 특징이며, 대표적인 이론으로는 일반 균형 이론과 신고전파 성장 이론 등이 있다.

297

한계주의의 본질은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움직임에 분석의 초점을 두려고 한다는 데 있다.

경제학과의 운명적 만남 = 299

301

마셜, “나는 밀의 <정치경제원리>를 사서 읽었는데 상당히 흥미로웠다. 하지만 물질적 안락의 불평등보다는 기회의 불평등을 어떻게 정당화할 수 있는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방학 때마다 시간을 내어 여러 도시의 빈민가를 찾아다니며 직접 그 속을 거닐어 보고, 가난한 사람들의 얼굴을 살펴보았다. 그러고 나서 정치경제학을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또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

중세 시대에는 신학, 법학, 의학이 지상의 학문 세계를 지배했다. 신학은 영적 완성을, 법학은 정의를, 의학은 육체의 건강을 목표로 했다. 마셜은 여기에 네 번째 학문을 추가하고자 했는데, 인류의 물질적 복지를 목적으로 하는 경제학이 그것이었다. 비록 많은 경제학자들이 서로의 업적과 명예를 드높이기 위해 싸웠지만, 마셜은 업적이나 명예를 탐하기보다는 소명 의식을 갖고 인간의 조건을 향상시키는데 전념했다.

302

사회 과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은 대중의 인기에 영합한 무비판적인 승인을 두려워해야 한다. (…) 여기에 어떤 견해들이 있다. 신문사는 이 견해들을 지지함으로써 판매 부수를 올리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이 태어나지 않았더라도 존재했을 세계, 특히 조국이 지금보다 더 나은 곳이 되기를 바라는 학생들은 그것들을 무조건 지지하기보다는 제약, 결점, 오류 등을 찾아내기 위해 깊이 파고든다.

점진적 접근 방식 = 305

306

흥미로운 것은 안팎으로 보이는 그의 이런 조용한 품성이 경제학을 바라보는 그의 견해 뿐만 아니라 세계를 바라보는 그의 시각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것이다.

307

고전파 경제학자들이 자연의 법칙을 규명하기 위해 사용했던 뉴턴의 과학적 접근 방식을 따랐던 반면, 마셜은 이와는 확연히 다른 진화론적인 접근 방식에 관심을 두었다. 앨프리드 마셜에 이르러 경제학 방법론에서는 찰스 다윈과 생물학이 아이작 뉴턴과 물리학을 대체했다. 18세기에는 불변적인 자연현상을 연구하는 ‘수리물리학’이 지배했는데, 경제학도 이런 지적 분위기에서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나 19세기에 접어들면서 유기적이고 진화하는 현상을 주로 연구하는 생물학이 학계에서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존 스튜어트 밀을 선두로 많은 경제학자들이 이런 지적 조류를 따랐다. 마셜도 예외는 아니었으며, 그는 그것을 순순히 받아들이는 수준을 넘어 한 차원 더 깊게 발전시켰다.

앨프리드 마셜의 한계주의는 경제학에 접목된 진화론이라고 할 수 있다. 사업가와 소비자는 비약할 수 없지만, 차근차근 자신들의 주어진 상황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개인, 기업, 정부 모두 가격 변화에 적응한다.

307

한계주의는 미시경제학의 발전을 위해 길을 열어 놓았다. 그리고 미시경제학은 경제 행위자들이 자신들의 처지나 위치를 재고하고, 만일 이익이 비용을 초과하면 새로운 의사 결정 단계를 밟는 현상을 보여준다. 그러나 현실에서 이익과 비용은 항상 변화하기 마련이다. 즉, 우리는 이익과 비용이 불변적인 경우에만 현실에서 뉴턴적인 행태를 가정할 수 있다.

310

마셜의 수학에 대한 생각

  1. 수학은 탐구의 기관으로 사용하기보다는 속기 언어로 사용하게.
  2. 하지만 논의를 마칠 때까지는 버리지 말게.
  3. 그것을 문외한인 사람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말로 옮겨야 하네.
  4. 그 다음 실생활에서 찾아낼 수 있는 실례를 들어 설명할 수 있으면 금상천화고.
  5. 여기까지 마쳤다면, 이제 수학을 불태워버리게.
  6. 4번이 쉽지 않다면, 3번을 불태워 버려야 하네. 나도 종종 그렇게 한다네.

311

앨프리드 마셜은 위의 편지에서 제안한 것보다 경제학 방법에 대해 그렇게 엄격하지 않았다.

312

“경제학자에게 메카는 경제생물학 속에 있다.”고 그는 과감하게 선언했다.

장기와 단기라는 경제학적 시간 = 312

313

마셜은 각각의 특별한 경향들과 그것들이 각각 작용하는 시간대를 구분하고자 했다. 시간은 “경제적 문제를 야기하는 주요 원인이다. (…) 그리고 그것은 불가피하게 제한된 능력을 가진 인간이 차근차근 문제를 해결해 나가도록 만든다. 따라서 우선 복잡해 보이는 문제를 하나둘 쪼개보고, 한 번에 하나씩 면밀히 살펴본 다음, 그 과정에서 얻은 해결책들을 문제 전체에 대한 완전한 해결책을 얻기 위해 통합해야 한다.” 이런 분석 방법에 기초해 마셜은 한 가지 독창적인 분석 체계를 고안했다. 그는 다른 요인들은 ‘울타리’에 가둬놓고 각각의 요인들을 하나씩 차례대로 끄집어내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321

앨프리드 마셜에 따르면, 목마르고 배고픈 기업이 뚱뚱하고 게으른 기업의 이윤을 잠식해 들어간다.

한계적 소비자 = 325

325

마셜은 한 유명한 비유를 통해 수요와 공급이 둘 다 강력하다고 선언했다. 즉, “가치가 효용에 의해 결정되는지 생산비용에 의해 결정되는지 논하는 것은 종이를 자르는 것이 가위의 윗날인지 아랫날인지 확인하려고 드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탄력적 경제 = 332

332

마셜은 수요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면서 경제학에서 가장 중요한 분석 도구 중 하나인 탄력성이라는 개념을 새롭게 가다듬었다. ‘거시 경제’와 ‘미시 경제’를 막론하고 오늘날 거의 모든 경제학적 논쟁은 탄력성 문제와 관련이 있다.

335

탄력성의 정도를 결정하는 것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가장 분명한 것은 대체재의 존재 여부다.

두 번째로는, 대체재를 찾을 수 있는 시간이 많으면 많을수록 수요는 그만큼 더 탄력적일 수 있다.

탄력성의 정도를 결정하는 세 번째 요인은 어떤 상품이 가계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다.

337

탄력성은 모든 경제학적 논쟁의 밑바탕을 이루고 있다. 마셜은 항상 경제학자들이 이론의 세계가 아닌 현실의 세계를 주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정교한 이론적 모델이 논리적으로는 그럴듯해 보일지 몰라도 실제 탄력성 문제가 고려되면 전혀 설득력이 없을 수도 있다. 탄력성이라는 개념을 새롭게 가다듬으면서 마셜은 경제학자들에게 이론과 현실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직접 보여주었다.

거시적 안목 = 338

340

비록 마셜이 빈민 문제에 대해 깊이 관여했지만, 사회주의와는 상당한 거리를 두었다. 오히려 그는 사회주의를 ‘인류가 당면한 가장 큰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아리스토텔레스 이후 많은 철학자들과 경제학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마셜은 공동 소유에 대해 두려움을 표시했다.

341

케인스는 경제학의 대가라고 한다면, 마셜처럼 수학자이자 역사학자여야 하며, 나아가 정치가이자 철학자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즉, 그는 “경제학의 대가는 미래를 위해 과거의 견지에서 현재를 연구해야 한다”고 썼다.

342

모든 경제학자들은 마셜이 가졌던 것과 같은 인내심을 당연히 ‘시도’해야 한다.

8. 자신이 친 제도의 그물에 걸려든 베블런과 갤브레이스 = 343

344

경제학에서 ‘구’와 ‘신’의 개념 차이는 그렇게 크지 않다. 앨프리드 마셜이 가르쳤듯이, 경제학의 시계는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시계와 다르게 작동한다.

보통 고전파 경제학과 신고전파 경제학이 구분되기는 하지만, 경제학에서 유달리 ‘구’와 ‘신’을 나누어 부르는 학파가 있다. 제도학파 또는 제도주의가 그것이다.

345

신제도학파는 구제도학파와 완전히 다르다. 구제도학파 경제학자들과 마찬가지로 신제도학파 경제학자들 역시 사회의 제도에 주목했지만, 그들은 구제도학파 경제학자들이 신랄하게 비판했던 마셜의 분석도구를 그대로 사용한다.

베블런과 구제도학파 = 345

345

먼저 구제도학파를 대표하는 노르웨이계 미국인 사회학자이자 경제학자인 소스타인 베블런. …

소스타인 베블런의 제도주의적 접근은 신고전파 경제학을 떠받치고 있던 두 기둥, (1) 어떤 한 상품의 가격이 하락하면 소비자들은 그 상품을 더 많이 구매한다고 하는 마셜의 수요 법칙, (2) 노동자들은 그들이 임금을 받기 때문에 일하지 ‘일 그 자체를 위해서’ 일하지 않는다는 가설을 정면으로 강타했다.

346

베블런은 자신만의 이론을 구축하기보다는 기존의 이론을 비판하는 데 소질이 있었던 것 같다.

347

베블런을 정신 이상자 다루듯 하면서, 한 치의 주절임도 없이 그를 미국 사회의 부랑아 정도로 취급했다.

서로 긴밀하게 조직된 위스콘신 주와 미네소타 주의 이민자 공동체에서 영어는 외국어나 다름없었다. 베블런을 부랑아로 취급하는 비평가들은 그가 미국 경제에 대해 선입관 없이 독특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었던 것은 미국 사회의 아웃사이더로서 그가 지녔던 독특한 지위와 관련이 있다고 평가한다.

유한계급의 탄생 = 350

350

소스타인 베블런이 보인 기이한 행동이나 여성 편력에도 불구하고, 다음 한 가지는 분명했다. 그의 첫 저술인 <유한계급론>은 강의에서 혼자 중얼거리고 학생들을 귀찮게 괴롭히고 면박을 주는 그에게 남다른 문장 구사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제도에 대한 경제학적 연구”라는 부재를 달고 있는 이 책에서 베블런은 신고전파 경제학의 수요 모델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베블런, “인간을 기본적으로 쾌락주의자라고 생각하는 것은 인간이 쾌락과 고통을 번개같이 계산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그리고 쾌락을 추구하는 이런 인간은 자신의 주변을 계속해서 맴돌지만, 절대 접촉하는 일이 없는 무수한 자극들에 이끌려 시도 때도 없이 요동치는 둥근 구슬과 같은 존재다.”

이런 신고전파 경제학 모델이 갖고 있는 오류는 무엇인가? 개인은 하나의 독립적인 구슬이 아니다. 각각의 구슬은 어디로 굴러갈지 결정하기 전에 다른 구슬을 이미 바라보고 있다.

352

자기보존은 모든 생물의 가장 기본적인 본능이다. 그러나 진화 과정에서 인간은 침팬지에게서 떨어져 나오자마자 사유 재산을 통해 자신들의 사회적 지위를 판단하기 시작했다. 동족을 약탈한 사람이 부와 사회적 명성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결국, 어떻게 재산을 확보하느냐가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 피땀을 흘려 재산을 모으는 자는 존경받지 못했다. 베블런에 따르면,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 그냥 앉아서 부와 재산을 늘리는 사람이 사회에서 존경과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다. 그렇게 해서 유한계급이 태어났다.

창의력이 필요한 엔지니어들 = 356

356

베블런과 그의 제자들에 따르면, 경영자는 어떤 상품의 효용을 높이기보다는 예상되는 현시적 가격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제도주의자들은 이것은 싸구려 상품을 마치 고가의 명품인 것처럼 과대 포장하는 것이기 때문에 상도에 어긋나는 행위일 뿐만 아니라 시간과 재능의 낭비라고 비판했다.

357

베블런에게 있어 그의 적은 자본가들이 아니었다. 그리고 당연하겠지만 그에게 노동자들이 영웅일리도 없다. 그는 전혀 다른 인물들을 기용했다. 그에게 나쁜 사람은 경영자들이었다. 그들이 기업체를 소유하고 있던 그렇지 않던 상관없다. 그리고 좋은 사람은 엔지니어들이었다. 그는 경영자들과 엔지니어들을 앞세워 선악대결을 그린다. 현대세계에서 창조, 향상, 생산의 욕구를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엔지니어들 뿐이다. 반면 그들의 위에서 항상 지시하고, 감독하고, 군림하는 경영자들은 창조성을 억압한다. 경영자들은 현시적 소비에만 관심이 있다. 그들은 한 가지 이유, 즉 돈을 벌 목적에서 사업을 한다. 만일 그들은 물건을 생산하지 않고도 돈을 벌 수 있다면, 더 행복해 할 것이다.

358

소스타인 베블런은 20세기에 과학에 조예가 깊은 엔지니어의 부상이 자본주의의 철학적 토대를 잠식해 들어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기계가 현대인의 기본 정신을 지배하고, 자본주의적 미신과 신념에 의구심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내다봤다. 왜냐하면 엔지니어들과 기계 조작이 서툰 단순 기능공들조차도 과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기 때문에 베블런은 그들이 상징주의, 허례 의식, 신, 국가, 사유 재산에 대한 추상적이고 집단적인 믿음에 반기를 들리라 예상했다.

359

베블런은 드러내 놓고 효율성을 무시하는 경영자들의 태도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경영자들은 낙후된 기술에 투자한 뒤에 생산을 줄이고 현 수준을 유지하려 한다. 반대로 엔지니어들은 조금이라도 앞으로 나아가려 한다. 경영자는 기존 제품보다 저렴하고, 다른 기능 향상보다는 외양만 그럴듯하게 바꾼 신제품을 선호한다. 엔지니어들은 필요를 충족하고 싶어 한다. 그들은 쥐덫을 하나 만들어도 외양만 그럴듯한 것이 아니라 뭔가 쓸모 있는 것, 실용적인 것으로 만들고 싶어 한다. 그런데 경영자들은 소비자를 함정에 빠뜨리고 싶어 한다. 단기 이익에 눈이 먼 경영자들과 금융업자들은 장기적으로 경제성장에 걸림돌이 된다.

361

소스타인 베블런은 마치 엔지니어들과 경영자들을 완전히 다른 두 부류인 것처럼 간주했지만, 이런 구분은 시간이 흐르면서 현실성을 잃고 말았다. <Fortune>이 조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오늘날 기업의 최고 경영자 대다수가 말단 엔지니어나 연구원에서 시작했으며, 또한 MBA를 공부하는 대학원생들 역시 대다수가 엔지니어 출신이다.

362

베블런은 이전의 위대한 경제학자들과 달리 정밀한 경제학 모델을 만들지 않았다. 그는 자신을 포함해 누구도 그런 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앞선 세대의 경제학자들이 내놓은 정교한 이론들과 모델들을 깨부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갤브레이스와 광고의 유혹 = 363

363

소스타인 베블런은 많은 저명한 제자들을 길러냈는데, …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를 들 수 있다.

365

갤브레이스는 트루먼 대통령의 청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거대 정부에 걸맞은 정치 및 경제 철학을 연구했다. 그는 <풍요한 사회>, <새로운 산업 국가>, <경제학과 공공 목적>이라는 세 권의 주저에서 현대 자본주의와 그것의 주요 대변자들, 즉 신고전파 경제학자들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갤브레이스는 … 기업이 자신이 생산하는 상품의 공급에 맞춰 소비자들의 수요를 조작한다고 주장했다.

366

광고와 판매 정책은 “스스로 뭔가를 결정하고자 하는 욕구라는 관념과 양립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이 둘의 핵심 기능은 욕구를 창조하는 것, 즉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욕구를 새롭게 창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367

갤브레이스는 이렇게 단언(의존 효과: 소비자들이 독자적인 판단으로 상품을 구매하지 않고, 기업의 광고나 선전에 따라 구매하는 것을 말한다.)만 하고 끝내지는 않았다. 그는 이것에서 다음과 같은 그럴듯한 결론을 도출해냈다. 기업들은 욕구에 투자하고 그것을 주입한다. 그러나 욕구는 그렇게 절박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정부는 사적 소비를 제한하고 자원ㅇ르 공공시설을 늘리고 개선하는 데 사용해야 한다.

370

좀 더 신중하게 소비하고 공익을 위해 더 많은 돈을 쓰라고 하는 것은 정치 지도자들이 새롭게 ‘외부에서 고안된’, ‘절박하지 않은’ 욕구를 소비자들에게 주입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정치가들이 하든, 세일즈맨들이 하든, 광고는 똑같은 광고일 뿐이다.

어쩌면 갤브레이스는 광고의 힘을 너무 과장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외양이나 크기만 다를 뿐 사실상 같은 제품을 광고만 다르게 해서 판매하는 것은 자원을 낭비하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광고들이 겉보기에 요란하고 화려하지만 동시에 유용한 정보를 전달한다. 이렇게 요란하고 화려한 것이 소비자의 관심을 끌지만, 실제로 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정보가 아닐까?

371

다시 말해, 소비자들은 갤프레이스가 우려한 대로 요란하고 화려한 광고에 쉽게 속아 넘어갈까? 미국의 마케팅 역사를 살펴보면 반드시 그런 것 같지는 않다.

373

갤브레이스도 그랬지만, 많은 사람들이 현대의 자본주의가 소비자들에게 부여하는 선택권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그들은 너무 광범위한 선택의 여지에 심리적인 부담감을 느낀다. 어떤 것을 하나 선택한다는 것은 그에 따른 책임, 그리고 실존적 고뇌를 수반한다.

373

갤브레이스의 비판은 겉으로 보면 광고와 관련 있는 듯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사실은, 그 비판이 인간의 실존과 관련 있다는 점이다.

신제도학파와 법경제학 = 374

374

신제도학파는 베블런과 갤브레이스 두 사람이 수행한 모든 연구 성과를 완전히 뒤집어 버렸다. 그들은 마셜류의 경제학이 제도와 대립한다고 보지 않았다. 오히려 마셜류의 메스와 가위로 제도를 해부하려고 한다.

375

한편, 신제도학파 학자들은 그 학문적 스펙트럼이 너무 넓기 때문에 출신이나 소속을 정확히 나누기란 쉽지 않다. … 그들을 하나로 묶는 끈은 그들이 사회제도에 대해 깊은 호기심을 갖고 있고, 신고전파 경제학에 대해 신뢰감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

375

신제도학파의 접근 방법은 법의 세계를 파고들었다.

376

경제학자들이 전통적인 법률 분석에 획기적인 변화를 초래한 네 가지 주요 분야, 즉 과실법, 재산법, 형법, 기업 재무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과실 = 376

378

핸드 판사는 세 가지 요인, 사고 발생의 가능성(P), 사고로 인한 손해 또는 손실의 정도(L), 사고 예방을 위한 비용(C)을 구분했다. 이 구분에 근거해 그는 사고에 따른 손해 또는 손실 비용이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드는 비용을 초과하면 피고는 과실 혐의가 인정된다는 결과를 도출한다. 이것을 수학 공식으로 나타내면, PL>C이면 피고는 과실 책임이 있다.

핸드 판사의 공식, 즉 ‘과실 계산’은 이런 위험 부담이 어떤 때 무모할 정도로 높고 어떤 때는 무시해도 좋을 정도로 낮은지를 잘 보여준다. 이후 50여년 동안, 많은 법률가들과 경제학자들이 그의 공식을 개량하고 발전시켜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공식은 아직까지도 과실법에서 비중 있게 다뤄진다.

재산 = 380

380

과거 수십 년 넘게 법학자들과 경제학자들은 판사들에게 부동산과 관련한 사건의 판결이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제대로 인식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코우즈의 정리: 코우즈는 사진의 분석에서 재산권이 분명하게 명시되어 있더라도 그것이 본래 취지대로 행사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381

코우즈의 정리는 재산권이 분명하게 명시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원래 취지와는 다르게 전혀 다른 용도, 즉 가장 가치 있는 용도로 사용될 것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382

코우즈의 정리에 따르면, 판사가 시나트라의 손을 들어주기는 했지만, 그것이 궁극적으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누가 권리를 매수하고 누가 권리를 판매할지 결정할 뿐이다.

383

코우즈의 정리에서 가장 많은 비판을 받은 것은 사람들이 막대한 거래 비용 없이 서로 손쉽게 돈으로 권리를 사고팔고 할 수 있다는 가정이었다. 특히 광범위한 지역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공해의 경우, 그 많은 사람들이 오염 물질을 배출하는 공장과 협상을 벌이기 위해 한 자리에 모인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다시 말해, 협상단을 구성하기까지 소요되는 막대한 거래 비용을 생각해야 한다. 따라서 어떤 경우에는 손해 보상보다 보상을 받기 위해 들여야 하는 거래 비용이 더 클 수도 있다. 코우즈의 정리는 이런 거래 비용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데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이런 기본적인 한계에도 불구하고, 코우즈의 정리가 법적 판결이 개개인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검토하고 분석할 수 있는 뛰어난 방법이라는 데에는 이의가 없다.

384

코우즈의 정리 외에 경제학자들이 부동산 문제를 분석하면서 신중을 기했던 것이 대도시 임대료 규제법안이었다.

범죄 = 387

387

미국의 경제학자이자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게리 베커는 마셜류의 경제학을 가족법과 형법에 적용했다. 상당히 흥미로운 시도라고 할 수 있다. 베커의 범죄 모델은 범죄자들이 범죄를 저지르기 전에 먼저 비용과 이익을 저울질한다고 가정한다.

… 그렇다면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다음 두 가지 변수가 가장 중요해 보인다. 즉, (1)검거율과 (2)형량의 경중이다.  이 중 어느 것이 범죄 예방에 효과적인지는 범죄의 유형에 따라 다르다. 일부 범죄에 대해 경찰은 범인을 검거하는 일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물론 범인들 중에는 검거율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자들도 있다. 대신 그들은 형량을 두려워한다.

388

1980년대에 직접 개발한 한 경제 모델을 통해, 나는 시간 지평이 줄어들수록 정직하게 행동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줄어들고, 결국에는 경제적 몰락에 이른다는 결론을 얻었다.

389

간혹 사회는 시간 지평을 축소시키는데, 이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범죄를 더욱 매력적인 것으로 보이게 한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할까? 미래가 없기 때문이다.

391

마약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또는 최소한 비기기라도 하기 위해 연방 정부와 주 정부는 공급 측면보다는 수요 측면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392

법은 정의에 주안점을 둔다. 경제학은 효율성을 중시한다. 그렇다면 효율성과 정의는 동등할 수 있을까?

기업 재무 = 393

393

도덕적인 관점에서 우리는 올바른 행동과 올바른 행위자들을 구분해야 한다.

구제도학파와 달리 앞서 다룬 법학자들과 경제학자들은 제도를 연구하면서 마셜류의 분석 도구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신제도학파에 가깝다. 그러나 구제도학파와 신제도학파가 한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분야가 한 가지 있다.

1932년, 당시 컬럼비아대학교에서 법학을 가르치던 아돌프 벌과 하버드대학교에서 경제학을 가르치던 가드너 민스는 기업의 소유주와 전문경영인 사이에 치명적인 불화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주주들을 포함한 기업 소유주들은 자신들이 직접 기업을 경영하기보다는 전문경영인들을 고용해 기업 경영 및 관리에 대한 책임과 권한을 위임한다. 그런데 문제는 전문경영인들에게 맡긴 기업이 더 이상 효율적으로 기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뒤에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는 전문경영인들이 기업의 몸집을 불려 자신들의 경력과 몸값을 높이는 등의 개인적인 목표만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고 비판했다.

기업 소유주들과 전문경영인들 사이에 존재하는 불화가 비참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것을 부정하는 신제도학파 경제학자들은 기업 소유주들이 전문경영인들을 감시해야 한다는 것을 인정한다.

397

거의 모든 제도와 사회적 현상은 경제적 함의를 가지고 있다. 1988년에 보고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전쟁 포로에 대한 취급은 포로를 죽이거나 살려두는 데에 따르는 비용 또는 이득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고 한다. 중세 시대에 전쟁 포로는 우리가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매번 끔찍한 대우를 받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간혹 포로들을 되돌려 보내는 조건으로 거액의 몸값을 받아 챙길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중세 시대에 모든 전쟁 포로들이 살아서 되돌아 갈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들의 몸값이 비싸지 않고 별다른 소용이 없다면, 그들의 목은 여지없이 날아갔다.

397

사람들은 여러 이유에서 서로에게 예의 바르게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그 이유 중 한 가지는 사람들은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신뢰감 있는 존재로 비춰지기를 바라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비즈니스에서 특히 중요하다.

398

소스타인 베블런과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는 경제학의 정의 또는 범위를 확장했고, 동료들이 더 넓은 사회 현상에 눈을 뜨도록 촉구했다. 경제학은 앨프리드 마셜이 생각했던 것만큼 쉬운 학문이 아니다.

9. 경제학계의 구세주, 케인스 = 399

401

지금까지 존 메이너드 케인스만큼 케임브리지의 문화, 재미, 공공에 대한 의무와 책임 정신을 한몸에 구현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20세기 경제학자 가운데 그만큼 정치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경제학의 진로를 바꿔 놓은 사람도 없었다. 영국의 가장 저명한 철학자 중 한명인 버트런드 러셀은 케인스를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인 가운데 “가장 날카롭고, 가장 명석한”사람이라고 칭송했다.

402

케인스주의자란

  1. 민간 경제는 완전 고용에 도달하지 못할 수도 잇따.
  2. 정부 지출은 경제를 자극해 완전 고용과 불완전 고용의 틈을 매울 수 있다.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케인스 = 403

전쟁 그리고 위험한 평화 = 409

대공황과 고전파 경제학의 몰락 = 411

412

그는 경제학에 있어서 주로 통화 정책에 초점을 두었다.

1930년이라고 하는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 그는 더 이상 자신의 기존 연구와 저서에 안주할 수 없었다.

412

그리고 경제적 공황이 장기화 되면서 정신적 공황이 뒤따랐다.

413

경제 사가들은 대공황의 ‘원인’을 놓고 오랜 기간 논쟁을 벌였지만, 해답을 찾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러나 대공황의 원인을 묻는 질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단순한 경기 침체가 어떻게 해서 악몽으로 치달았는가 하는 것이다. 미국 경제는 대공황 이전에도 경기 활황과 침체를 반복했다. 그러나 그렇게 심각했던 적은 없었다. 대다수 경제학자들은 경기에 좋지 않은 일련의 사건들이 동시에 일어났다는 것을 강조했다.

케인스의 해법 = 420

421

케인스는 자신의 분석을 통해 재화와 용역에 대한 가계와 기업의 수요가 충분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만일 가계와 기업이 충분히 구매하지 않는다면, 자본가들은 노동자들을 해고할 것이고 생산을 줄일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생각할 것도 없다. 가계와 기업의 수요를 늘리면 되는 것이다. 이것이 불황에 대한 케인스의 일약 처방이었다.

423

산업혁명을 전후로 자본주의에 대해 비판적이었던 논자들이 노동자들의 고혈을 빨아먹는 귀족들과 자본가들에게 날카로운 비판의 칼날을 들이댔다면, 케인스는 그와는 정반대였다. 그는 마음씨 착하고 순박한 이웃 할머니를 포함한 선의의 저축가들이 악덕 자본가들보다 경제에 더 큰 해를 입힌다고 비판했다.

424

승수이론 : 한 경제 변수의 변화가 직접 간접으로 효과를 순차적으로 파급, 경제 체계 전체를 새로운 수준으로 유도할 때 나타나는 다른 경제 변수의 변화에 대한 배수 관계를 나타냄.

427

케인스는 대공황 당시 미국의 승수가 약 2.5 정도 될 것이라고 추산했고, 루스벨트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들과 여러 잡지에 기고한 논문들을 통해 대규모 공공부문 지출 프로그램을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429

케인스의 충고는 정부의 시장 개입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정부의 시장 개입은 곧 시장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다. 이것은 자유방임 전통의 기본 인식과 정면으로 대치된다. 그러나 마르크스를 비웃고, 스탈린에 의해 농락당한 그의 추종자들을 조롱했던 케인스는 자신이 자본주의를 생매장시키려고 그러고 있는 것이 아니라 구하려고 애쓰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432

어느 때보다 케인스의 별이 가장 밝게 빛을 발한 것은 1964년으로 케네디-존슨 행정부의 경제자문위원회 위원들이 경기 둔화 징후를 파악하고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케인스식 처방을 내렸을 때였다.

… 그러나 1970년대, 케인스식 처방이 약발이 다했는지, 아니면 경기 침체가 그것에 면역이 생겼는지 강력한 케인스식 처방도 더 이상 약효를 내지 못하고 승수가 비틀거리기 시작하면서 우울한 칼라일의 유령이 다시 고개를 내밀기 시작했다.

434

분명한 사실은, 케인스가 예술이나 그 외 다른 실용적인 분야에서 보였떤 지역 열정과 흥미를 경제학에서는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런 그의 성향 때문에 그는 좀 더 포괄적이고 일반적인 경제학 분석틀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를 잃고 말았다.

435

케인스는 대부분의 투자가 ‘동물적 감각’으로 불리는 비이성적인 힘에 이끌려 이뤄진다고 생각했다.

… 케인스는 주식시장에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최고의 기업 분석가가 되는 것이 아니라 떠돌아다니는 소문이나 풍문을 제대로 간파해낼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미래에 대한 케인스식 전망 = 436

10. 케인스에 반기를 든 통화주의의 창시자, 밀턴 프리드먼 = 441

442

통화주의는 다음 두 가지 측면에서 케인스의 모델을 비판했다.

  1. 정부는 대개 훌륭한 운전사가 되지 못한다.
  2. 경제의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는 재정 정책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통화주의라 불리는 경제학의 한 지적 조류는 경제가 가속페달과 브레이크를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가속 페달은 ‘화폐의 공급을 늘리는 것’이고, 브레이크는 ‘화폐의 공급을 줄이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통화주의자들은 누가 운전석에 앉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케인스주의자들과 의견을 달리한다. 케인스주의자들에 따르면, 정부 지출과 조세 정책에 대해 권한을 갖고있는 의회가 운전석에 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대로 통화주의자들은 금융 업계를 관장하는 FRB가 운전석에 앉아야 한다며 한 치의 양보도 하지 않았다.

화폐란 무엇인가? = 444

445

화폐의 가장 일반적인 척도는 M1이라 불리는데,

M1 : 은행 밖, 즉 시중에서 유통되는 통화량과 시중 은행에 예치되어 있는 당좌 예금, 즉 요구불 예금 형태로 되어 있는 자금량을 말함.

기업의 주식이나 채권은 화폐로 간주되지 않는다.(물론 M3에는 포함)

447

부는 그것이 구매할 수 있는 재화와 용역으로 측정되지 숫자로 측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자.

통화주의 모델과 케인스의 비판 = 451

453

오늘날의 화폐수량설 이론가들이라 할 수 잇는 통화주의자들은 자신들의 지적 선구자들이 화폐를 너무 홀대했다고 주장한다.

454

통화 정책이란 본질적으로 민간 부문에서 일어나는 화폐 유동성과 벌이는 게임이다. 사람들이 계속해서 일정 수준으로 유동성을 유지하고 싶어하는 한, 통화 정책은 GDP를 예측할 수 있으며, 또한 그것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FRB는 국민들을 부처님 손바닥에 올려놓고 그들의 지출 수준을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다.

456

케인스와 케인스주의자들은 통화 정책은 통화주의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소비를 통해서가 아니라 금리와 투자를 통해 직접적으로 작용한다고 주장했다.

밀턴 프리드먼의 반격 = 458

460

프리드먼은 “모든 직업이 (…) 경쟁 상대에 대해 배타적인, 또는 적어도 제한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는데”, 이것이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줄 뿐만 아니라 새로운 경쟁자에게 높은 진입 장벽이 된다고 주장했다.

461

밀턴 프리드먼을 위시한 시카고 대학 출신의 통화주의 경제학자들을 시카고학파라고 한다. 시카고학파는 미국의 전통적인 하버드학파와 더불어 현대 주류 경제학이라고 일컬어지는 신고전파 경제학의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다. 시카고학파의 특징은 첫째, 인간의 경제 행위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분석 도구로서 가격 이론을 신봉하고, 둘째, 자유시장 경제가 자원 배분은 물론 소득 배분을 가장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떄문에 정부의 시장 개입은 최소화되어야 한다는 믿음에 있다.

463

항상소득가설 : 소득을 정기적이고 확실한 항상 소득과 임시적 수입인 변동 소득으로 구분할 때, 항상 소득은 일정 비율은 소비되며, 변동 소득은 저축으로 돌려지는 경향이 강하다. 그 때문에 소득에서 차지하는 항상 소득의 비율이 높을수록 소비 성향이 높고 저축 성향은 낮아진다. 이에 따라 불경기에 변동 소득의 비율이 작아지고 소비 성향이 커지는 현상, 그리고 고소득자일수록 변동 소득이 크고 소비 성향이 작아지는 경향을 설명할 수 있다.

464

그렇다면 프리드먼의 핵심 결론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소비 또는 소비 행태는 우리가 예상하는 것과 달리 놀라울 정도로 안정적이라는 것이다.

466

<미국의 통화사>는 지난 세기 동안 발생한 모든 심각한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의 원인이 통화 정책의 실패에 있다고 주장한다. 케인스나 케인스주의자들이 말하는 유효 수요의 부족에서 오는 경기 침체나 인플레이션은 없었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그들의 경기 부양책인 정부 지출을 부정하는 것이기도 하다.

467

1960년대가 지나면서 통화주의는 더 강력한 힘을 얻기 시작했다. 화폐의 유통 속도가 놀라울 정도로 안정된 패턴을 보였기 때문이었다. 1948년 이후 30년 동안, 화폐의 유통 속도가 매년 3퍼센트 이상 증가하면서 충분히 예측 가능한 행태를 보였다.

469

그(프리드먼)는 컬럼비아대학교 정치경제학과 교수이자 2006년도에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에드먼드 펠프스와 함께, 만약 정부가 인플레이션을 방치한 채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정책 목표를 둔다면, 일자리 창출보다는 오히려 물가 상승만을 초래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실제로 인플레이션은 일자리 창출보다는 오히려 기존의 일자리를 파괴할 수도 있다.

겸손한 승리 = 470

470

프리드먼은 경제학자들을 화폐 공급량을 적절히 조작할 수 있는 통화 정책에 대해 아직 충분한 지식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고 말한다. 즉, 경기 침체 기미가 보인다고 해서 무턱대로 화폐 공급량을 늘리고, 반대로 경기 과열 현상을 뵌다고 해서 무작정 화폐 공급량을 줄이는 것이 통화 정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통화 정책이 명목 GDP에 실질적으로 반영되기까지는 어떤 때는 6개월이 걸리기도 한다. 그래서 간혹 경기 침체기나 경기 과열기에 FRB가 성급히 시장에 개입해 경기를 더 악화시키는 경우도 있다. 왜냐하면 FRB의 통화 정책이 언제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지 정확한 시간을 예측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472

프리드먼의 이론을 신봉하는 사람들은 FRB를 로봇으로 교체할 것을 제안한다. 이 로봇의 역할은 경제 상황에 상관없이 화폐 공급량을 일정 비율로 유지하도록 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 역할만 한다. 물론 그 비율이 3퍼센트이든 4퍼센트이든 5퍼센트든 상관없이 일정하게 유지된다면, FRB의 변덕에 따른 경제 불안은 사라질 것이다.

473

보통 학계에서 말하는 승리란 동료들이 당신보다는 당신을 비판하는 논자들을 가리키며 더 크게 웃을 때를 말한다.

승리의 결정적 걸림돌 = 475

475

통화 정책은 단기적으로는 생산량과 물가에 같이 영향을 끼치지만, 장기적으로는 물가에만 영향을 미칠 뿐이다. … 정부가 어떤 경제 정책을 시행할 경우, 무엇보다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경제 전반에 미칠 파장을 사전에 예측하는 일이다.

478

윈스턴 처칠이 했던 말을 조금 바꿔서 말하면, 화폐의 유통 속도는 수수께끼의 신비 속에 감춰져 있는 불가사의가 되었다. 어쩌면 최후에 웃는 자는 존 메이너드 케인스도 밀턴 프리드먼도 아닌 화폐의 유통 속도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

승리의 뒤안길 = 478

479

신세대 경제학자들은 케인스주의와 통화주의를 분명하게 구분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들은 프리드먼의 통화 정책과 케인스의 재정 정책이 모두 의미가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이들은 기존에 총수요를 통제하려고 했던 정책에 왈가왈부 논쟁을 하기보다는 오히려 총공급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다시 말해, 그들은 연방 정부가 어떻게 기업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지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11. 정치는 곧 비즈니스라고 외친 공공선택학파의 창시자, 제임스 뷰캐넌 = 485

489

공공선택학파의 주요 논지는 매우 간단하다. 즉, 사업자가 이기적이라면, 정부의 관료들 역시 ‘정치적 사업가들’이라고 부르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다만 서로 추구하는 바가 다를 뿐이다. 사업가들이 이윤극대화를 목적으로 한다면, 정치적 사업가들은 무엇을 가장 극대화하고 싶어 할까? 그들은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권력과 능력을 극대화하고자 한다. 경제학자들은 지난 200년 동안 인간의 행동을 연구하고, 그것에 기초해 모델을 만들어왔다. 그렇다면 정부의 행동에 대해서도 인간의 행동에 대해 했던 것처럼 똑같이 연구하고 모델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특수 이익 집단의 역설 = 489

489

국회가 회기 중에 있을 때는 의원들을 포함해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 로비스트들은 의원들과 보자관들을 졸졸 따라다니면서 자기 집단에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각종 로비를 한다. 경제학자이자 메릴랜드대학교 교수를 역임한 맨커 올슨은 사회의 효율성을 빨아먹고자 하는 체계적인 동기가 조합들, 협회들, 또는 기업들 같은 특수 이익 집단을 움직이는 원동력이라고 주장했다.

492

이런 정치적 행동은 보통 사회에 해를 끼친다. 그런데 특수 이익 집단들이 그것에 상관할까? …  전혀 아니다.

493

이런 문제는 민주주의 국가들에서 이미 만성화된 문제다. 어떤 하나의 동기에서 똘똘 뭉친 이익 집단들은 국가 차원의 경제 정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그에 따른 결과에서 사소한 몫을 가져가는 개별 소비자들의 이해관계는 철처히 짓밟는다.

494

합리적 무시 : 최소 비용으로 최대의 경제적 이익을 얻고자 하는 개인의 합리적 경제 행위가 전체에 불이익을 주고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경우를 말한다.

규제받는 사람들은 규제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통제하는가 = 496

497

공공선택학파 경제학자들이 모든 규제가 기업들에게는 이롭고 소비자들에게는 해롭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순전한 자유방임 경제학을 논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은 사람들이 자유시장의 결과를 정부 규제에 대한 현실적인 모델과 비교해야지 공공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는 자비심 많은 정부라는 이상주의적인 시각과 비교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굵직한 공약들, 부풀려지는 예산, 그리고 관료주의 = 499

499

관료들은 기업가들과 마찬가지로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쥐들이지만, 그들의 이기심이 표출되는 방식은 기업가들의 그것과 많이 다르다. 기업가들은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경쟁한다. 물론 정부 관료들은 아마 뇌물을 제외하면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방법이 별로 없을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다른 변수들, 예를 들어 봉급, 수당, 권력, 위신, 퇴직 연금 등을 극대화하려고 한다. 관료들은 어떻게 이것들을 극대화할 수 있을까? 각종 예산을 늘리고 부서의 크기를 늘리면 된다.

502

정부의 예산 낭비를 하나같이 비판하던 정치가들도 막상 선거에 당선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엄청난 예산이 소요되는 온갖 민생 정책들에 찬성표를 던진다. 1958년에서 2006년까지 미국 정부가 균형 예산을 달성한 경우는 여섯 번밖에 되지 않는다. 뷰캐넌에 따르면, 정치인들의 입에 발린 수사는 단지 유권자들의 표를 의식한 것일 뿐 실제로 정책으로 반영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503

제임스 뷰캐넌이 정치인들을 비방하고 헐뜯기는 했지만, 그것으로 성이 차지 않았는지 그는 정치가들이 위선적으로 행동하도록 만드는 힘의 무엇인지 직접 찾아 나섰다. 그는 현실적으로 이 문제가 의원들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체제적인 요소가 관여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뷰캐넌은 정치 체제가 예산 적자를 초래한다고 주장한다.

504

제임스 뷰캐넌의 설명은 사람들이 미래에 미치는 간접적인 영향에 대해 잘못된 판단을 하고 있다는 전제에 기초한다.

505

정부가 예산을 적자로 운영하는 것은 미래를 무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은 미래 세대에게 피해를 줄 것이라고 뷰캐넌은 염려한다. 사실, 그는 여기에서 다음과 같은 도덕적인 문제를 제기한다. 예산 적자란 겉으로는 보이지 않는 과세 아닌가? 오늘날 의회 의원들은 자신을 뽑하준 또는 뽑아줄 유권자들의 당장의 복지를 강화함으로써 다음 세대의 복지를 위기에 빠뜨리는 존재들이다. 아직 태어나지 않은 다음 세대는 투표 자체를 할 수 없다. 그러나 앞으로 태어날 우리 후손들은 모두 손에 재정적인 채무를 떠안고 태어난다.

사회보장제도 = 510

510

물론 도입 초기에는 미국인의 평균 수명이 65세를 넘지 않았기 때문에 은퇴자 중에 이 제도의 혜택을 받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그러나 다음 두 가지 인구학적 변화로 인해 사회보장제도에 중대한 문제가 발생했다.

  1. 미국인들의 평균 수명 증가.
  2. 전후 베이비 붐 세대의 등장으로 인한 인구 급격 증가.

정치 주기 = 515

518

대다수 경제학자들은 공공선택학파를 회의적인 시각에서 바라본다. 그러나 공공선택학파에 가장 비판적인 논자들조차 다음과 같은 이 학파의 가장 중요한 주장은 인정한다. 정부가 정치적 이해관계를 무시하고 경제적으로 신중한 정책을 취할 것이라고 가정하지 말라는 것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20년 동안 쓰인 경제학 교과서들은 독점과 공해 같은 시장 불완전성을 지적했다. 그리고 이런 불완전성은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에 의해 치유되거나 피해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정부가 효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이론적으로 어떻게 행동할 수 있는지 보여주었다. 그리고는 끝이었다. 공공선택학파 이론가들은 이렇게 질문한다. “정부는 실제로 주어진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는가, 아니면 정치적 압력과 유인들로 인해 본연의 임무를 저버리는가?” 시장이 불완전할 수 있는 것처럼, 정부도 불완전할 수 있다. 시장경제의 현실적 결과들은 정부의 개입이나 조치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결과들에 대한 현실적 예측과 비교되어야 한다.

12. 합리적 기대와 불확실성이 동시에 지배하는 기상천외의 세계 = 539

540

합리적 기대이론학파 또는 새고전파 경제학자들은 자신의 전임자들을 깡그리 비웃으면서 정부의 개입이 경제에 이로움이나 해로움을 준다는 주장은 환상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즉, 정부의 개입은 마법사의 트릭과도 같아서 현실을 어떤 식으로든 바꿔 놓을 수 없다.

542

합리적 기대이론은 모든 시장은 완전하다고 주장한다. 이것은 가격이 시장에서 상품의 공급 과다나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날 경우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도록 바로 조절 작용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543

둘째, 합리적 기대이론은 사람들이 경제적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 가능한 모든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며, 경제에 대한 자신들의 모델 또는 기대를 계속해서 갱신한다고 주장한다.

546

합리적 기대이론에 가장 그럴듯한 예를 제공하는 분야는 주식시장이다.

547

효율적 시장 가설 : 자본시장이 이용 가능한 모든 정보를 즉각적으로 받아들여 반영한다는 가설로 이런 시장에서는 시장 평균 이상의 수익을 얻는 것이 불가능하다.

551

효율적 시장 가설은 내부 정보, 즉 기업 임원들이 가지고 있을 수 잇는 미래 수익 또는 손실에 관한 주요 정보를 포함하지 않는다는 것에 주목하자.

553

<랜덤워크이론> : 주가를 움직이는 변수들은 시장 참여자들이 예측할 수 없는 우발성을 갖고 있으며 과거의 주가와 현재 및 미래 주가는 아무 연관성이 없다

… 대안으로 효율적인 분산 투자를 통해 위험을 감소시키는 포트폴리오 전략과 일정한 기준을 정해 자동적으로 투자 의사를 결정하는 포뮬러 전략을 기관 투자가들에게 제시했다.

556

마코위츠는 큰돈을 분산 투자하는 것이 더 좋다는 것, 다시 말해 포트폴리오 투자가 더 안전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았다. 그는 주식 투자로 높은 수익을 올리거나 안전한 투자를 원한다면 분산 투자를 하더라도 같은 종목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종목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을 입증해 보였다. 실제로 다양한 투자 종목, 즉 서로 상관관계가 없는 종목이나 분야에 투자해야 높고 안전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

562

과거의 행위를 바탕으로 수립된 새로운 정책은 사람들이 과거와 다른 행동을 하도록 만듦으로써 의도한 효과를 가져오지 못한다. 이것을 루커스 비판이라 부른다.

562

첫 번째 함의는 계량경제학 모델들은 과거의 자료에 의존하기 때문에 새로운 정부 정책이 가져올 결과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하므로 별로 쓸모가 없다는 것이다.

563

두 번째 함의는 정부의 물가, 고용, 금리 등 안정화 정책이 별다른 효력이 없다는 것이다. 오직 국민들이 전혀 예측할 수 없는 기습 전략만이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 경제가 높은 실업률을 보이며 깊은 침체로 빠져들고 있다고 가정하자. 주류 경제학자들은 팽창 정책을 촉구할 것이다. 대다수 경제학자들에 따르면, 총수요가 증가하면 생산량과 고용이 증가하고, 따라서 경제는 침체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다.

-> 경제 행위자들은 이미 알고 있고, 제품 가격을 높이기는 커녕 높인다. -> 효과 X.

564

미국인들은 경기가 침체 상태를 보이거나 과열 현상을 보일 때, 정부가 어떤 정책을 펼 것인지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정부만 바라본다.  결국 정부 정책이 시장에서 효과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이미 예측하고 있는 정책이 아니라 기습 전략을 채택할 필요가 있다.

569

하나의 경제 모델을 비판하고 대안을 내놓기 위해서는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가정들을 비웃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밀턴 프리드먼은 오스트리아 태생의 영국인 철학자이자 논리실증주의에 대한 비판으로 반증주의를 제시한 칼 포퍼를 따라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어떤 모델에 대한 진정한 검증은 그것의 예측성에 있지 현실 경제에 대한 자세한 기술이나 묘사에 있지는 않다.

571

대다수 경제학자들이 위와 같은 거시 경제 문제에 있어서는 합리적 기대이론가들에게 열을 올리며 반박하면서도 주식시장에 대해서만큼은 그들에게 다소 수긍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주식시장은 다른 시장들보다 조금 더 효율적인 시장이기 때문이다. 주식 시장은 유동적인, 다시 말해 융통성 있는 시장이다.

… 실물 시장에서는 계약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계약은 노동, 자본, 그리고 설비의 명목 가격에 확실성을 부여한다. 반대로 유동성과 유연성을 감소시킨다.

572

합리적 기대이론을 비판하는 논자들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의문을 제기한다.

  1. 사람들은 오랜 습관 (적응 기대) 보다는 합리적 기대에 더 의존하는가?
  2. 비록 그들이 합리적 기대에 의존한다고 하더라도, 그들이 생각한 대로 민첩하게 행동할 수 있는가?

이 둘 중 어느 한쪽이라도 ‘아니오’라는 대답이 나온다면, 합리적 기대이론은 현실 경제를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

575

사람들은 확실한 것을 좋아한다. 행동경제학은 사람들이 뭔가를 잃는 것을 죽도로 싫어하고, 때로는 사소한 데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경향이 있음을 밝혀냈다.

585

경제학은 애덤 스미스와 그의 합리주의적 계승자들이 묘사하려고 했던 것처럼 정확한 법칙에 의해 지배되는 과학이 아니다. 굳이 말하자면, 경향을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586

케인스는 위대한 경제학자를 다음과 같은 번득이는 말로 정의했다. “위대한 경제학자는 예술가처럼 초연하면서도 청렴해야 하지만, 때로는 정치가처럼 세속적이어야 한다.”

정의는 그럴듯하지만, 이렇게 완벽한 경제학자는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다.

590

독일 태생의 철학자 아르투르 쇼펜하우어가 지적했던 것처럼, 역사책은 띄엄띄엄 언급되는 평화로운 시기를 제외하면 거의 전쟁과 혁명, 즉 피로 물들어 있다. 이탈리아 태생의 경제학이자 법학자인 체사레 베카리아가 더 함축성 있게 주장했듯이 “행복은 역사 없는 국가”다.

592

기술은 생산 함수에서 가장 매력적이고 예측 불허한 일부를 담당한다.

593

우리는 우리의 생각과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정치적, 심리적, 제도적 요소들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솔로가 발견한 것처럼, 경제성장은 교육받은 대중을 필요로 한다. 1980년대 중반에 기술혁신으로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는 신성장이론을 주창해 관심을 끈 폴 로머는 경제학자들에게 공장과 도로부족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데 들이는 노력만큼, ‘아이디어 갭’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깊이 있게 연구할 것을 촉구했다.

594

경제성장은 조지프 슘페터가 노벨 경제학상이 제정되기 이전에 가르쳤던 것처럼 기업가 정신을 필요로 한다.

598

부모들은 자신들의 자식들에게 확실성을 보장하는 방법이 아닌 불확실성을 다룰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칠 수 있도록 스스로 배워야 한다.




게시자: Phronesis.ysb

건축과 도시, 그리고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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